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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①독한 후유증 남긴 후보 경선…진흙탕 싸움에 갈라진 민심 (계속) |
더불어민주당의 '안방'이라 불리는 전북도지사 후보 경선 후유증이 '사익공천' 논란으로 커지고 있다.
무소속으로 선거에 나선 김관영 후보와 민주당 간판을 단 이원택 후보 간의 극한적 대립에 더해 기초단체장 경선에서도 금품 제공과 여론조사 조작 의혹이 불거지며 민심도 차갑게 식고 있다.
전북도지사 본선 '진흙탕 싸움' 예고…유권자에게 전가되는 사법리스크
지난 1일 이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 행사도 만신창이로 끝났다. 정청래 민주당 당대표 등 지도부가 참석했지만 사무소 인근 도로에선 정 대표와 이 후보의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사 개소식 내내 이어졌다.
이후 두 후보의 지지자들이 지지 기자회견이나 집회 등으로 장외 투쟁을 이어갔다. 이제 전북도지사 선거는 김후보의 '현금 살포' 혐의와 이 후보의 '식사비 대납' 혐의를 두고 지난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해 11월 지역 청년들과 식사하는 자리에서 발생한 식사 비용 일부를 제3자가 결제했다는 혐의로 이 후보를 수사 중이다. 김 후보를 두고서는 같은달 전주의 한 식당에서 가진 청년 및 기초의원들과의 식사자리에서 18명의 참석자에게 108만 원의 현금을 지급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두 후보가 받는 혐의는 모두 당선무효의 가능성이 있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다.이들의 사법 리스크가 주는 부담은 애꿎은 도민에게 전가될 수 밖에 없다.
전주에 거주하는 한모(30대)씨는 "이렇게 싸운 두 사람 중 누가 됐든 당선 무효로 공석이 되면 그때 전북은 어떻게 하냐"며 "유력 후보들이 싸우기만 하는 현실 속에서 전북에 어떤 기대를 할 수 있겠냐"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여론조사 조작·돈봉투·불법 선거운동…'경선 승리=당선'이 낳은 폐해
임실과 진안 등 전북 8개 기초단체장의 후보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여론조사 조작 의혹도 불거졌다.통상 2~30%에 달하는 조사 응답률이 50%가 넘는 수준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경찰은 특정 후보의 지지자들이 대포폰을 사용하거나 요금 청구지 이전 등의 방식으로 여론조사에 영향을 끼쳤다는 참고인의 주요 진술을 확보해 통신사와 여론조사 업체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유권자에게 식사 제공을 하거나 금품을 제공했다는 의혹도 제기돼 민주당이 경선 결과 발표를 연기하기도 했다.
경찰은 지난 2월 임실군수 후보 경선에 나선 A예비후보가 지역주민 8~90명 가량에게 식사를 제공했다는 혐의를 두고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또 지난달엔 A예비후보의 측근으로 추정되는 인원이 지역 주민에게 현금 봉투를 전달하는 폐쇄회로(CCTV) 영상이 공개돼 경찰이 수사 중이다.
진안군수 선거 과정에서는 현직 군수이자 더불어민주당의 진안군수 후보로 선정된 전춘성 후보와 측근의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고발하는 고발장이 접수되기도 했다.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공무원 신분인 전춘성 군수의 비서실장이 전 군수를 지지해 달라며 선거운동을 했다는 것이 골자인데, 해당 고발장엔 전 군수의 측근이 민주당 읍면협의회장들에게 금품을 전하며 경선에 영향을 끼쳤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에 경찰의 수사가 금품제공 및 수수 혐의로 확대될지도 관심사다.
진안군에 거주하는 B씨는 "몇십 년 동안 자기들끼리 해먹는 곳이라 아무렇지도 않게 돈을 건네고 불법을 자행하는 모습이 경악스럽다"며 "시대도 바뀌었는데 정치인들이 외치는 민주주의와 공정이 지역 사회에선 어디 갔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한편, 15일 후보 등록 마감을 앞두고 공천 결과나 절차에 불복하는 취지의 가처분 신청이 이미 접수된 것만 최소 70건에 이른 것으로 집계됐다.
경선 등을 통한 공천 과정의 잡음은 전북도만의 문제도, 민주당만의 문제도 아니다.
국민의힘 경북 예천군수 경선 과정에서도 조직적 허위 응답 유도와 현직 군수 개입 정황이 불거져 국민의힘 중앙당 윤리위가 조사중이다.
지역주의에 뿌리내린 일당 독점 체제에서는 경선 승리가 곧 당선을 의미하기 때문에 매 선거 때마다 공천을 둘러싼 잡음이 어김없이 반복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