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는 협상 없다" 삼성 노조 강경 선언…법원, 가처분 심문 종료

노조 "협박·생산라인 점거 없다"…사측은 생산 차질 우려
법원, 총파업 하루 전까지 위법 쟁의행위 금지 여부 결정 예정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13일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지방법원에서 열린 삼성전자가 노조를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신청 심문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사가 사후조정에서도 끝내 합의에 실패한 가운데, 총파업의 위법 여부를 둘러싼 법원 심문 절차도 마무리됐다.

수원지법 민사31부(신우정 부장판사)는 13일 오전 삼성전자가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등을 상대로 제기한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 사건 두 번째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재판은 비공개로 약 1시간 45분 동안 진행됐으며, 양측 변호인과 관계자 등 3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노조 측은 프레젠테이션(PPT)을 통해 "파업은 한정된 기간 동안 준법적으로 진행되며 불법 점거나 생산시설 점거 계획은 없다"며 가처분 필요성이 없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문을 마친 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은 취재진에게 "재판부에 협박과 폭행, 생산시설 점거는 없을 것이고 사무실 점거만 예정돼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은 위법한 쟁의행위를 막아달라는 가처분"이라며 "적법한 파업 자체는 사측도 문제 삼지 않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웨이퍼(반도체 원판) 변질 우려와 관련해서는 "변질을 막을 방법은 매우 많고 노사가 협조해 방지할 수 있다"며 "변질 우려를 이유로 생산을 계속해야 한다는 논리는 맞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노조 측 법률대리인인 홍지나 변호사는 재판에서 "삼성전자는 지난해 반도체 업황 악화를 이유로 성과급을 지급하지 않았지만, 이후 임원진이 3880억원 규모의 성과급을 나눠 가진 사실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또 "반도체 산업은 인재 확보 경쟁이 핵심인데 현재 삼성전자는 이직률 상승과 지원율 감소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지금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심문을 마치며 "심사숙고해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재판부는 총파업 예정일인 21일 전날까지 가처분 인용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건에서는 총파업이 생산에 미칠 영향과 노조 쟁의행위의 정당성, 필요성 등이 주요 판단 요소가 될 전망이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지난 11~12일 중앙노동위원회 중재 아래 사후조정을 진행했지만, 노조는 "성과급 상한 폐지와 투명화·제도화 요구가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이날 새벽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18일간 총파업을 진행할 계획이며, 최소 5만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 위원장은 이날 별도 브리핑에서도 "5개월 동안 교섭했지만 회사 안건은 전혀 진전되지 않았다"며 "총파업 종료 전까지 추가 협상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 "17시간 동안 이어진 사후조정에서 실제 협상보다 대기 시간이 대부분이었다"며 "조정 연장은 총파업 동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방식이라고 판단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소액주주 단체인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는 이날 재판부에 가처분 인용을 촉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민경권 대한민국주주운동본부 대표는 "총파업으로 국가 경제 전체에 회복하기 어려운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며 "법원의 신속한 가처분 인용과 고용노동부의 긴급조정권 발동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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