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도박 자진신고하면 훈방 선처하고 중독 치료까지

경찰청 등 6개 기관 청소년 사이버도박 공동대응
시범운영 자진신고 청소년 재도박률 0.8% 불과

연합뉴스

청소년 사이버도박 문제가 커지는 가운데 경찰이 교육·금융당국과 함께 자진신고 제도를 전국으로 확대한다. 자진신고 청소년은 치유 프로그램과 상담을 지원받고, 경찰은 훈방이나 즉결심판 청구 등 선도 중심으로 사건을 처리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14일 교육부·성평등가족부·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함께 서울 뚝섬 한강공원에서 청소년 사이버도박 공동 대응 업무협약(MOU)을 맺고 오는 18일부터 8월 31일까지 약 3개월 동안 '청소년 사이버도박 자진신고 제도'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근 청소년 사이버도박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뿐 아니라 단순 도박을 넘어 불법 대출과 사기·절도 같은 2차 범죄로 번지고 있다. 경찰의 특별단속 과정에서 적발된 청소년은 1차 단속 당시 4715명에서 2차 단속에서는 7153명으로 늘었다. 청소년정책연구원 조사에서는 도박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불법사금융을 이용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12.7%로 집계됐다.

이번 자진신고 제도는 만 19세 미만 청소년이나 보호자가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를 통해 자진신고를 하면 학교전담경찰관과 전문상담사가 초기 상담과 선별검사를 진행하는 방식이다. 검사 결과에 따라 중독 치유기관 연계와 사후관리도 이어진다.

경찰은 자진신고 청소년에 대해서는 도박 규모와 반성 정도, 치유 참여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대한 선처할 계획이다. 경찰서별 선도심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훈방이나 즉결심판 청구 등의 처분이 이뤄진다.

경찰은 2024년부터 대전경찰청 등 전국 8개 시도경찰청에서 자진신고제를 시범 운영한 결과, 512명을 발굴해 치유 프로그램에 연계했다고 설명했다. 이 중 3개월 안에 다시 도박한 청소년은 4명에 불과해 재도박률은 0.8%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도박 자금 마련 과정에서 불법사금융 피해를 본 청소년은 금융당국의 '원스톱 종합·전담 지원 시스템'과도 연계된다. 경찰과 상담사가 피해 사실을 확인하면 서민금융통합지원센터를 통해 피해 신고와 구제 절차를 지원한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자진신고 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박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해 치유함으로써 악순환을 끊는 것"이라며 "청소년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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