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가 없다지만 끊임없이 인재가 나온다. 생존을 위해 절실하게 유망주를 눈여겨보고 발굴해 키워낸다. 프로야구 키움의 방식이다.
키움은 13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 리그' 한화와 홈 경기에서 3-2로 이겼다. 전날 5-11 패배의 아쉬움을 날렸다.
좌완 선발 박정훈이 5⅓이닝 4탈삼진 3피안타 4볼넷 무실점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3라운드 28순위로 계약금 1억 원 입단한 박정훈은 데뷔 첫 선발승의 감격을 누렸다.
박정훈은 이날 최고 시속 150km의 투심 패스트볼(65구)을 앞세워 한화 타선을 막아냈다. 슬라이더(23구), 커브(13구)도 적절히 섞으며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데뷔 최장 이닝, 최다 투구 수로 키움 설종진 감독이 "박정훈의 무실점 완벽투가 오늘 승리의 발판이 됐다"면서 "데뷔 첫 선발승을 축하한다"고 칭찬할 정도였다.
리그 최강 타선을 상대로 펼친 깜짝 호투였다. 한화는 전날 노시환의 만루 홈런 등 무려 11점을 키움 마운드에 퍼부었다. 다승 공동 1위(4승 1패) 평균자책점(ERA) 2.34의 호조를 보이던 키움 복덩이 배동현도 3이닝 8실점으로 버티지 못했다.
통산 2번째 선발 등판한 박정훈이 한화 타선을 잠재웠다. 12일을 포함해 10경기 6홈런 15타점을 올린 노시환과 타점 1위(41개) 강백호, 득점 1위(36개) 요나단 페라자, 타점 7위(28개) 문현빈 등이 버틴 한화였다. 지난해 16경기 1패 1세이브 ERA 7.43에 머문 박정훈의 재발견이었다.
키움은 10개 구단 중 유일하게 모기업 없이 네이밍 스폰서 등 후원과 관중 수입 등으로 운영된다. 강정호, 박병호(이상 은퇴), 김하성(애틀랜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김혜성(LA 다저스) 등의 메이저 리그(MLB) 진출로 발생한 막대한 이적료로 빼놓을 수 없다. 이들의 이적료는 최대 770억 원에 이른다.
때문에 키움은 유망주 발굴에 사활을 건다. 배동현도 키움이 지난해 2차 드래프트에서 한화의 보호 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건진 보물이다. 박병호 역시 유망주였지만 LG에서 좀처럼 활약하지 못하다 영웅 군단으로 넘어와 잠재력이 폭발했다. 김하성은 2차 3라운드 29순위였지만 히어로즈에서 성장했다.
물론 키움은 주력들의 이탈로 성적이 좋지 않은 시즌이 많다. 그러나 그만큼 신인 드래프트에서 상위 지명권으로 좋은 자원을 받는다. 이정후, 김혜성은 물론 안우진, 박준현 등인데 이들은 MLB 진출 프로젝트에 따라 미국으로 진출했거나 향후 건너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시즌은 어떻게든 남은 자원들 중에서 원석을 발굴, 연마해 주전들로 키워내야 한다. 배동현, 박정훈 등이 그렇게 나왔다. 이날 4타수 2안타 1타점에 몸에 맞는 공 1개로 3번 출루한 서건창은 2008년 LG에 육성 선수로 입단해 2014년 히어로즈에서 역대 최초 200안타(201개) 금자탑을 세워 시즌 최우수 선수까지 올랐다.
그러면서 키움은 선발 투수들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기존 라울 알칸타라, 안우진, 박준현에 14일 입국한 케니 로젠버그는 물론 13일 1군에 등록한 김윤하와 조만간 합류하는 하영민, 김선기 등이다. 배동현을 13일 1군에서 제외하고, 안우진의 투구 수와 등판 일정을 조정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설 감독은 "안우진은 당분간 최대 90개로 투구 수를 제한할 것"이라면서 "로젠버그와 하영민이 들어오면 안우진이 다다음주 4일 휴식 후 등판하는 일정을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구단들에 비해 선발진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키움은 14승 24패 1무로 여전히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풍부한 선발 투수진을 바탕으로 더위가 시작되고 있는 남은 시즌 반등을 노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