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자동차(EV)를 '바퀴 달린 보조배터리'로 활용하는 전력망 연계(V2G·Vehicle-to-Grid) 서비스를 제주도에서 본격화한다.
현대차그룹은 15일 제주도민을 대상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남는 전력을 전력망에 공급하는 V2G 시범서비스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V2G는 전기차를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 에너지를 저장하고 나누는 '전략 자산'으로 바꾸는 양방향 전력 송전 기술이다.
이번 서비스는 지난해 쏘카와 진행한 실증을 바탕으로 일반 고객까지 범위를 넓힌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제주도청과 협력해 아이오닉 9 또는 EV9을 보유한 제주도민 중 40명을 최종 선정했다.
선정된 고객들은 자택이나 직장에 V2G 양방향 충전기를 무료로 설치할 수 있다. 또 시범서비스 기간 동안 전기차 충전 요금을 전액 지원받는 혜택을 누리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다양한 이용 패턴을 분석하기 위해 여러 직업군과 거주지를 고려해 얼리어답터 성향의 참여자를 배분했다.
제주도는 풍력과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이 높아 낮 시간대 전력이 과잉 공급되는 특성이 있다. V2G 기술을 활용하면 낮에 생산된 잉여 전력을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했다가, 전력 수요가 높은 밤시간대에 다시 전력망으로 돌려보낼 수 있다.
이는 발전소 중심의 에너지 산업 구조를 지역 기반의 자생적 모델로 변화시키는 '에너지 지산지소(지역 생산·지역 소비)'의 핵심이 될 전망이다. 전기차가 움직이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역할을 수행하며 재생에너지의 활용도와 경제성을 동시에 높이는 셈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실수요자인 제주도민이 직접 참여하는 V2G 시범서비스가 제주도 내 에너지 지산지소(지역 생산·지역 소비) 실현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나아가 제주도의 2035년 탄소중립 비전 달성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