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핵심 임원들이 '성과급 갈등'을 대화로 풀자며 직접 노동조합을 찾아 면담했지만 갈등 국면은 쉽게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을 이끌고 있는 전영현 DS부문장 겸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한 해당 부문 핵심 임원들은 15일 오후 삼성 평택캠퍼스에 있는 노동조합 사무실에 방문해 초기업노조의 최승호 위원장 등을 만났다.
전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노조와 열린 자세로 대화하겠다"며 교섭을 이어가자는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노조는 영업이익의 일정 수준을 떼어내 상한 없이 지급하는 걸 제도화하라는 핵심 요구에 대한 사측의 전향적 입장 변화가 전제돼야 대화가 재개될 수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초기업노조는 이번 면담 관련 공지를 통해 "삼성전자 사장단은 파업이 걱정이 돼 교섭을 이어가자는 뜻을 노조에 전달했고, 최승호 위원장은 핵심 요구에 대한 안건이 있으면 가능하다고 답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 위원장은) 경영진에 대한 직원들의 신뢰가 전혀 없기에 성과급 투명화, 상한폐지, 제도화 안건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상한 없이 지급하는 걸 제도화하라고 줄곧 요구해왔다. 15%에서 1~2%포인트 정도를 낮추는 대신 주식보상제도를 확대하는 등의 대안은 검토할 수 있어도, 나머지는 양보가 불가하다며 요구가 수용되지 않을 경우 오는 21일부터 18일 동안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면담 자리에는 사측에선 전 부회장, 김용관 사장, 한진만 사장, 박용인 사장이 참석했으며, 노조 쪽에서는 최승호 위원장, 이송이 부위원장, 김재원 국장, 정승원 국장 등이 자리했다.
면담에 앞서 삼성전자 사장단은 "삼성전자의 노사 문제로 국민들과 주주, 그리고 정부에 큰 부담과 심려를 끼쳤다"며 "성취가 커질수록 우리 사회가 삼성에 거는 기대가 더 엄격하고 더 커지는데, 이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깊이 고개 숙여 사과 드린다"고 입장문을 냈다.
노조에 대화도 재차 요청했다. 이들은 "현재의 경제 상황과 대한민국의 먼 미래를 보며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겠다. 노조를 한 가족이자 운명 공동체라고 생각하고 조건없이 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할 것"이라며 "노조도 국민들의 우려와 국가 경제를 생각해 조속히 대화에 나서줄 것을 거듭 요청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매순간마다 글로벌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무한경쟁의 시대"라며 "회사 내부 문제로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 노사가 한 마음으로 화합해 끊임없는 기술 혁신과 미래를 위한 과감한 투자로 사업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사장단은 특히 "반도체는 다른 산업과 달리 24시간 쉼 없이 공정이 돌아가야하는 장치 산업이므로 결코 파업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고객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신뢰 자산을 완전히 잃게 된다"고 우려했다. 이번 입장문에는 전영현 부회장과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김수목, 김용관, 김우준 등 삼성전자 사장단 일동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