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그룹이 세계 3위 반도체 웨이퍼 제조업체인 SK실트론 인수를 사실상 확정하며 중공업 중심에서 반도체 중심으로의 체질 개선에 나섰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두산은 SK실트론 인수를 위한 막바지 협상을 끝내고 다음주 중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12월 두산이 SK실트론 지분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지 5개월여 만이다.
이번 계약은 ㈜두산이 SK그룹이 보유한 SK실트론 지분 51%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 지분 19.6% 등 총 70.6%를 우선 매입하는 구조다. 특히 이번 인수 대상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보유한 나머지 지분 29.4%까지 모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써 두산은 SK실트론의 지분 100%를 확보하게 된다. 전체 인수 규모는 약 5조 원 안팎으로 전망된다.
두산의 SK실트론 인수는 그룹의 핵심 성장 동력을 첨단 반도체 소재로 전환하겠다는 박정원 회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난 2022년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 전문 기업인 두산테스나를 인수하며 시장에 진입한 두산은 최전방 소재 기업인 SK실트론까지 품에 안으며 '웨이퍼 제조부터 후공정'에 이르는 반도체 밸류체인을 한층 공고히 하게 됐다.
재계에서는 이번 거래를 놓고 양측에게 실익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을 둘러싼 지분 논란을 종식하는 한편, 미래 전략 사업에 투입할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했다. 두산그룹 역시 글로벌 웨이퍼 시장의 강자를 단숨에 포섭하며 반도체 산업 내 입지를 확고히 굳혔다.
다만 5조 원에 달하는 대형 M&A인 만큼, 수조 원대 인수 자금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재무적 압박을 관리하는 것은 두산이 풀어야 할 당면 과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