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노무현 대통령 조롱·비하한 래퍼 리치이기 자필 사과 "깊이 반성"

왼쪽부터 래퍼 리치이기, 리치이기의 자필 사과문. 조수진 노무현재단 이사 페이스북, 리치이기 인스타그램

고(故) 노무현 대통령을 조롱하고 비하한 래퍼 리치이기가 자필 사과문을 올리고 노무현재단에도 사과의 뜻을 전했다.

리치이기는 1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자필 사과문을 올려 "이번 사건에 대하여 진심 어린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데뷔 초부터 최근까지 저의 음악과 가사를 통해 고인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대중들과 관련 유가족분들이 보시기에 눈살이 찌푸려질 만한 언행을 단지 유명세를 위해서 일삼아 왔습니다"라고 밝혔다.

이어 "저로 인하여 많은 어린 친구들과 대중이 영향을 받았음에 저 또한 저의 행실과 부주의를 깊이 반성하고 있습니다. 철이 없고 그저 재미로 했다는 말은 변명과도 같다고 생각하며 저의 사회적 책임을 배제한 저의 부주의한 판단과 행보였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적었다.

리치이기는 "이번 일을 통해 저 또한 이 모든 이들에 대한 죄송함을 느끼며 저 자신으로서도 많은 생각과 반성을 느끼는 중입니다. 이에 앞으로는 절대 고인을 조롱하고 비하하는, 또는 이를 희화화하거나 잘못된 방향으로의 언급을 하지 않겠음을 약속드립니다"라고 알렸다.

또한 "제가 하였던 이 모든 행동들과 언행에 대하여 반성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립니다. 이 모든 진심이 전해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이 들지만 용서를 위해서도, 저 자신의 체면을 위해서도 앞으로의 행보와 행실을 통해서 보여드리겠습니다"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재단 측과 고 노무현 전 대통령님의 유가족분들께도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의 말씀을 전합니다. 깊이 반성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밝혔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고 희화화하는 표현을 썼던 리치이기는 오는 23일 서울 마포구 연남스페이스에서 처음으로 단독 공연을 열 예정이었다. 고인의 서거일인 5월 23일에 공연하는 점, 푯값도 5만 2300원으로 책정해 모욕과 조롱의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해당 공연에는 노엘, 더 콰이엇, 염따, 팔로알토, 딥플로우, 수퍼비 등이 함께 출연할 예정이었다. 연남스페이스는 공식 인스타그램에 "2026년 5월 23일 연남스페이스에서 예정되어 있던 공연은 18일 오후, 공연 기획사와의 협의를 통해 최종 취소되었음을 알려드린다"라고 알렸다.

연남스페이스는 "해당 공연은 외부 대관 계약이었고, 공연장 측은 대관 계약 당시 힙합 뮤지션들의 단체 공연이라는 내용으로만 전달받아 대관 계약을 진행하였습니다. 이후 노무현재단 측의 제보를 통해서야 공연의 상세 내용 및 공연 포스터, 해당 뮤지션의 논란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연남스페이스는 특정 개인이나 집단에 대한 혐오·비하 표현 및 사회적 갈등을 조장할 우려가 있는 콘텐츠를 지향하지 않습니다. 관련 내용을 확인한 이후 공연 기획사에 공연 진행은 불가함을 통보하였고 최종적으로 공연 취소를 결정하였습니다"라고 전했다.

연남스페이스는 "이번 일을 계기로 대관 진행 과정에서 공연의 성격과 내용을 보다 면밀히 확인할 수 있도록 내부 절차를 보완하겠습니다. 이번 일로 심려를 끼쳐드린 관객과 뮤지션 여러분, 그리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유가족 및 노무현재단 관계자분들께 사과드립니다"라고 썼다.

같은 날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차성수 이사장)은 5월 23일 노무현 대통령 서거 17주기 당일 개최 예정이었던 혐오 공연이 재단의 대응으로 취소됐다고 밝혔다. 재단은 지난 18일 주최사에 공연의 즉각 취소와 서면 해명, 공식 사과를 요구하는 공문을 보냈고, 법무법인 노바를 법정대리인으로 선임한 후 주최사가 취소하지 않을 경우 서울서부지법에 공연 금지 가처분을 즉각 신청할 준비를 완료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노무현재단은 리치이기의 음원 다수에 혐오·성적 대상화, 아동 대상 성범죄 묘사, 지역 혐오 등 사회적으로 묵과할 수 없는 심각한 수준의 반인륜적 표현들이 반복적으로 포함돼 있다는 점을 지적한 후, "이번 공연 역시 이러한 혐오 문화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보았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노무현재단은 "최근 발생한 롯데 자이언츠의 고인 비하 자막 사태와 스타벅스코리아의 5·18 모욕 마케팅 논란은 온라인의 혐오 문화가 우리 사회 전반으로 침투했음을 보여주는 심각한 징후"라며 "이러한 문화가 오프라인 대중 공연이라는 상업적 무대로까지 확장되는 흐름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조치는 재단이 지난해부터 지속해 온 '온라인 혐오 표현 대응 사업'의 연장선상에서 진행된 것"이라며, "표현의 자유 뒤에 숨어 공동체의 가치를 훼손하고 역사의 아픔을 모욕하려는 모든 시도에 앞으로도 강경 대응하겠다"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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