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활동가가 탑승한 가자 구호선이 이스라엘군에 또다시 나포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이를 두고 "이스라엘 영해나 영토가 아닌데 제3국 선박을 막 나포하고, 잡아가도 되느냐"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에게 발부된 국제형사재판소(ICC) 체포영장을 거론했다.
이 대통령은 20일 국무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해당 사건을 언급하며 "(활동가들이 탄 배가 나포된 곳이) 이스라엘 영해냐, 이스라엘의 주권을 침해하거나 했느냐"며 "가자지구는 이스라엘하고 관계가 없는 곳 아니냐"고 외교부 김진아 2차관에게 물었다.
이에 김 차관은 "이스라엘이 그쪽에 통제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고, 모니터링 선을 치고 있다"며 "들어오는 선박들을 모두 다 체포하고 있는 그런 정황"이라고 답했다.
다시 이 대통령이 "그게 불법이냐 합법이냐는 당연히 판단해야 한다"고 하자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나서서 "이스라엘이 가자 지역에 군사작전을 하고, 군사적 통제를 하고 있다"며 "그런 연장선상에서 자기들이 선박이나 인원에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의 '(이스라엘이) 불법 침략한 것 아니냐'는 질문엔 "시작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해서 2천명 가까운 사람을 살상한 것으로부터 촉발됐다"며 해당 지역의 복잡한 상황을 설명했다.
임웅순 국가안보실 2차장도 "지금 말씀하신 것은 국제법적으로도 굉장한 논란인데, 일부에선 이스라엘이 항행 자유의 원칙이라는 국제법적 원칙을 위반하고 있으니 불법이라고 주장한다"며 "이스라엘은 교전 상태여서 해상 봉쇄 조치는 합법적이라고 주장하는데, 검토해서 추가 보고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자원봉사 가겠다는 제3국 선박을 나포하고, 그 중에 (사람들을) 체포해서 감금했다는데 타당한 일이냐"며 "항의해야 하는 것 아니냐, 교전하면 제3국 선박 막 나포하고 잡아가도 되느냐"고 물러서지 않았다.
위 실장이 "이스라엘은 출입 통제 차원이라고 설명한다"며 "상황이 교전, 전투 상황이라는 특수 상황이다"고 설명했지만 이 대통령은 "법이고 자시고 기본적인 상식이 있는 것"이라며 "이것도 (공동체의) 선에 관한 문제 아니냐"고 했다.
이어 국제형사재판소(ICC)에서 네타냐후 총리에 대해 전범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점을 거론, "유럽 거의 대부분 국가들은 (네타냐후에) 체포영장을 발부해 국내로 들어오면 체포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우리도 판단해 보자"고 주문했다. 위 실장은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앞서 '팔레스타인 해방을 위한 항해 한국본부 KFFP'는 이날 오전 3시쯤(한국시간) 활동가 김아현씨와 한국계 미국인 조나단 빅토르 리씨(활동명 승준)가 탄 '리나 알 나불시'호가 가자지구 인근 해상에서 이스라엘군에 나포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한국인 활동가 김동현씨가 탑승한 구호선 '키리아코스 X'호도 지난 18일 오후 5시쯤 키프로스 지중해 공해상에서 이스라엘 해군에 나포됐다.
외교부 당국자는 "그 동안 다양한 경로를 통해 한국인이 탑승한 선박이 나포될 경우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최단기간 내 석방·추방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이스라엘 당국에 요청해 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