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떠나자 시진핑·푸틴 "패권주의 반대" 美견제 본격화

정상회담 이후 '세계 다극화' 공동성명 채택
북한 압박·일본 재무장 등에도 반대 목소리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다극 세계질서를 구축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내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을 떠난 지 5일 만에 만난 두 정상은 사실상 미국의 일방적 패권주의에 반대하며 손을 맞잡았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두 정상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세계 다극화와 새로운 국제관계 제창에 관한 공동성명'을 채택했다.

양국은 공동성명에서 미국의 차세대 미사일 방어 시스템인 '골든 돔' 구상이 국제 안보에 심각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아시아·태평양 지역 관여 확대에도 반대 입장을 밝혔다.

또 북한에 대한 압박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승인을 거치지 않은 일방적 제재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에 대해서도 "지역 평화에 대한 위협"이라며 비판했다.

두 정상은 회담 과정에서 우호 관계를 과시하면서도 미국을 견제하는 데 많은 발언을 할애했다.

시 주석은 "현재 국제 정세는 혼란과 변화가 뒤엉켜 있고 일방주의와 패권주의의 역류가 횡행하고 있다"며 "평화를 추구하고 발전을 도모하며 협력을 촉진하려는 것은 여전히 민심의 방향이자 시대의 흐름"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일방주의·패권주의'는 미국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시 주석은 "전후 국제질서와 국제법 권위를 수호하고 글로벌 사우스를 결집해 글로벌 거버넌스 체계 개혁의 올바른 방향을 이끌어야 한다"며 유엔과 상하이협력기구(SCO), 브릭스(BRICS),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등을 언급했다. 국제기구를 통한 미국 중심의 일극체제를 견제해야 한다는 의미다.

푸틴 대통령도 "모든 참여국의 이익 균형을 바탕으로 한 다극적 세계를 형성하는 복잡한 과정이 진행 중"이라며 "중국과 함께 문화와 문명의 다양성을 수호하고 각국의 주권적 발전 권리를 존중하며 보다 공정하고 민주적인 세계 질서를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미국의 침공으로 촉발된 이란 전쟁과 관련해서도 "전면적인 휴전은 한시도 미룰 수 없고 전쟁 재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종전을 촉구했다.

이번 회담에서는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중국으로 공급하는 '시베리아의 힘-2' 프로젝트도 중요한 의제로 다뤄졌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중국의 주요 에너지 공급국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양국 간 논의가 진전을 이뤘다고 밝혔다. 양국은 경제·무역·교육·과학기술 등 분야에서 총 40건의 협약을 체결했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