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만 공천 가능? 위헌 소지"…포항유권자연대, 헌법소원 추진


◇ 주재원 > 최근 포항에서 6·3 지방선거와 관련해 유권자연대가 출범하면서 정당만 공천할 수 있는 현행 선거법이 위헌이라며 국내 최초로 헌법소원을 재추진해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포항발전유권자연대 서삼교 공동대표  초대해서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대표님 안녕하십니까?

◆ 서삼교 > 네 안녕하십니까?

◇ 주재원 > 포항발전유권자연대, 조금 생소할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청취자분들께 소개를 해주신다면 어떤 단체고 어떤 목적에서 출범하게 됐는지 설명 부탁드립니다.

◆ 서삼교 > 저희 포항발전유권자연대는 지역 주민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고 보다 실질적인 지방자치를 실현하기 위해 출범한 시민사회단체라고 보시면 됩니다. 현재 지방 정치를 보면 주민보다 중앙 정치 중심으로 움직이는 구조가 매우 강합니다. 결국 지역 인재보다 정당 공천 여부가 우선이 되고, 주민 목소리보다 중앙 정치 논리가 지방 정치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저희는 이런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방자치의 본질은 주민자치인데 현실은 중앙 정당 의존도가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고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정치 참여 모델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지방 정치 혁신과 자치분권 운동을 함께 추진하기 위해 출범하게 됐습니다.
서삼교 포항발전유권자연대 공동대표

◇ 주재원 > 근본적으로는 지방분권과도 연결되는 이야기 같고요. 중앙정부, 중앙 정치와의 종속 관계를 최대한 탈피하자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이라는 말씀이신 것 같습니다.
국회에서 이번에 개헌이 무산됐습니다. 무산된 이후에도 대통령도 그렇고 향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이런 개헌 논의에 대해 유권자연대는 "알맹이가 없는 개헌"이라고 비판하셨어요. 뭐가 가장 근본적인 문제라고 보십니까?

◆ 서삼교 > 개헌 내용 속에서 역사적 가치나 민주주의 정신을 헌법에 담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 현실에서 가장 심각하게 직면하고 있는 문제가 지방 소멸과 수도권 집중화인데, 이런 문제들이 굉장히 심각한 상황입니다. 그런데 현재 개헌 논의를 보면 정작 국가 운영 구조를 바꾸는 자치분권 논의는 상당히 미진하다고 저희는 판단하고 있습니다.

◇ 주재원 > 그렇다면 어떤 방향으로 개헌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시는지, 구체적인 방향성도 설명해 주신다면요?

◆ 서삼교 > 행정·입법·재정 권한이 실질적으로 지방으로 내려가지 않으면 지방 위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개헌안에 지역 간 격차 해소와 균형 발전 촉진에 대한 국가 의무를 명문화하는 것이 꼭 필요합니다.
핵심은 크게 세 가지입니다. 우선 헌법이나 상위법상의 기본 원리로서 첫째는 보충성의 원칙입니다. 지역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중앙정부가 아니라 지방정부가 우선 결정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둘째는 경합적 입법권입니다. 지금은 사실상 국회가 입법권을 독점하고 있는데 지방도 지역 특성에 맞게 조례와 정책을 보다 자율적으로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셋째는 자치재정권 강화입니다. 재정 권한 없이 자치는 존재하기 어렵습니다. 지방정부가 일정 부분 독자적인 재정 운영 권한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결국 개헌의 방향은 중앙집권 강화가 아니라 주민 중심의 분권 국가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주재원 > 세 가지를 말씀해 주셨어요. 보충성의 원칙, 경합적 입법권, 재정권 강화 이렇게 세 가지인데요. 재정권 같은 경우는 지방에서 필요한 재정을 자율적으로 쓸 수 있도록 해달라는 취지로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사실 지방 재정이라는 게 자체적으로 조달하기 어려운 상황이잖아요.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결국 중앙정부의 국비 지원을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지원은 받으면서 "관여는 하지 말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이야기 아니냐는 비판도 있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지적에 대해서는 어떻게 답변하시겠습니까?

◆ 서삼교 > 지방에서 재정을 집행하는 대표적인 사례를 보면 지역 산업 현실이라든가 관광 산업, 청년 정책 문제처럼 주민들과 가장 가까이 있는 정책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이런 부분을 집행할 때마다 중앙정부나 국비·도비를 지원하는 상급 감독 기관에서 지나치게 간섭하거나 집행 과정까지 관여하게 된다면 일의 속도도 느려질 뿐만 아니라 효율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저희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포항발전유권자연대가 창립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유권자연대 제공

◇ 주재원 > 그렇군요. 그리고 현행 선거법은 정당만 후보를 공천할 수 있고,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면 일정 인원 이상의 유권자 추천 서명을 받아 선관위에 제출해야 후보 등록을 할 수 있는데, 포항발전유권자연대에서는 이 제도가 위헌이라고 주장하셨습니다. 이유를 설명해 주신다면요?

◆ 서삼교 > 대한민국 헌법의 기초는 독일 기본법을 인용하면서 발전해 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독일 헌법 구조에서도 시민단체가 공천했을 때 정당과 동등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고, 이를 막는 구조는 위헌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실제로 제도화해 시행하고 있습니다.
또 독일은 물론이고 스위스 등 유럽 여러 나라에서도 시민사회 정치 참여가 활성화돼 있는 사례들이 충분히 있습니다만 시간 관계상 다 설명드리긴 어렵고요.
현재 대한민국은 정당은 허용하면서 시민사회 정치 결사체는 배제하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저희는 이것이 헌법상 평등 원칙과 결사의 자유 측면에서 충분히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당도 결국 국민이 만든 정치적 결사체일 뿐입니다. 시민단체 역시 국민의 자발적인 정치 참여 조직이고요. 그런데 오직 정당만 후보 추천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은 정치 참여의 다양성을 제한하는 매우 잘못된 구조라고 보고 있습니다.

◇ 주재원 > 반면 기존 정당들은 정당 공천 제도가 책임 정치 실현을 위한 장치라고 주장합니다. 정당 공천이 사라지면 오히려 정치적 혼란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반론도 있고요.
실제로 이번에 포항시장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한 한 후보가 유권자 추천 서명을 다 채우지 못하자 남구선관위에서 난동을 피우고 경찰이 출동해 체포되는 사건도 있었거든요.
쉽게 말하면 정당 공천을 해도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공천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시민사회단체가 공천한 사람들을 과연 얼마나 검증된 인물이라고 볼 수 있겠느냐는 반론도 제기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서삼교 > 저희는 정당 공천 제도를 없애자는 뜻이 아닙니다. 문제는 독점 구조라는 것입니다.
현재 지방 정치를 보면 중앙 정당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강하고, 공천권을 둘러싼 계파 정치나 줄 세우기, 공천 비리 논란이 반복돼 왔습니다.
오히려 다양한 시민 참여 구조가 확대돼 정당과 경쟁할 수 있는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참여하게 된다면 정치 경쟁이 더 건강해지고 주민 검증 기능도 강화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정당 유지 여부가 아니라 국민의 선택권을 넓히는 문제라고 봅니다.

◇ 주재원 > 알겠습니다. 어찌 되었건 이번에 국내 최초로 정당 독점 공천제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이미 제기를 하신 겁니까, 아니면 준비 중이신 겁니까?

◆ 서삼교 > 아주 빠른 시일 안에 제소를 제출하려고 마지막 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번 문제는 포항발전유권자연대라는 작은 단체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정치 참여 구조 전반과 관련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그래서 헌법상 평등권, 결사의 자유, 참정권 침해 여부를 중심으로 헌법재판소의 판단을 받아볼 계획입니다.
아울러 시민 공천과 정치 참여 다양성 확대를 위한 전국적인 연대 활동도 함께 추진해 나갈 예정입니다.

◇ 주재원 > 알겠습니다.   끝으로 유권자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서삼교 > 대한민국 민주주의는 정당만의 민주주의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국민이 보다 자유롭고 다양하게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지방자치 역시 중앙 정치의 하부 구조가 아니라 주민 중심 자치로 발전해야 합니다.포항발전유권자연대는 앞으로도 자치분권과 지방 정치 개혁을 위해 시민들과 함께 목소리를 내도록 하겠습니다.

◇ 주재원 > 지금까지 포항발전유권자연대 서삼교 대표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대표님 고맙습니다.

◆ 서삼교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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