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빈의 형광펜 '원더풀스' 대본, 양파, 놀랐던 차은우 키스신[왓더OTT]

[인터뷰]
넷플릭스 시리즈 '원더풀스' 배우 박은빈
"1999년 세일러문 언니 기억…아이스크림 신? 너무 추웠죠"
"봉고차 탔는데 틈새에 바닥이…데뷔 30주년 한계 늦게 발견하고 싶죠"

넷플릭스 시리즈 '원더풀스'는 종말론이 득세하던 1999년, 뜻밖의 사건으로 초능력을 얻게 된 동네 허당들이 평화를 위협하는 빌런에 맞서 싸우는 초능력 코믹 액션 어드벤처다. 넷플릭스 제공

인터뷰에 앞서 배우 박은빈의 자리에는 수첩과 태블릿PC, 이번 작품에 참여한 넷플릭스 시리즈 '원더풀스' 전 회차 대본이 함께 놓여 있었다.

박은빈은 특별한 의미는 없다며 웃었지만, 인터뷰 도중에도 정확한 답변을 위해 대본을 직접 확인하며 촬영 당시를 떠올렸다. 대본 속 은채니 대사는 여러 색의 형광펜으로 표시돼 있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카페에서 박은빈은 작품 속 이른바 '개차반' 인물 은채니를 준비한 과정을 전하며 할머니 김전복(김해숙)의 손에 자란 설정까지 고려해 목소리 톤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사실 일상적인 톤은 아니죠.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일어난 얘기가 아니었고 독특한 분위기가 있어서 충청도 어느 지역이라고 떠올렸어요. 금지옥엽으로 키운 할머니의 영향을 많이 받았을 거라고 생각했죠.(웃음)"

이어 "사실 김해숙 선생님과 따로 맞추지 않았는데도, 작품에서 서로 비슷한 부분들이 보이더라"며 "너무 감사했다"고 강조했다.

넷플릭스 제공

박은빈은 극 중 죽을 고비를 넘긴 뒤 초능력을 얻게 되는 은채니가 감정적으로 변화를 겪는 인물인 만큼, 캐릭터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게  필요했다고 전했다.

그는 "초반에는 세상이 어떻게 되든 말든 무신경한 개차반이 돼볼까 했다"면서도, "이후 희생의 사명감까지 갖게 되는 인물이기 때문에 진심 하나만큼은 끝까지 유지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을 살아가는 인물이라는 점이 가장 중요한 키워드였다"며 "능력을 얻고 난 뒤에는 내일도 있을 수 있게 된 인물이라 하루를 충실하게 살아가는 부분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또, "초능력이 생긴 다음에 마냥 착해지는 것도 재미없어서 이 집, 저 집 돌아다니는 똥강아지 같은 기세를 유지하려고 했다"고 웃었다.

"1999년 세일러문 언니 기억…아이스크림 신? 너무 추웠죠"

배우 박은빈은 넷플릭스 시리즈 '원더풀스'에서 은채니 캐릭터 추구미로 '고양이상'을 떠올렸다고 밝혔다. 그는 "많은 분들이 강아지상이라고 얘기해주셔서 실패한 부분이 있는 것 같다"고 웃었다. 넷플릭스 제공

1992년생인 박은빈은 작품 배경인 1999년 당시 초등학교 1학년이다 보니 종말론에 대한 기억은 없다고 한다. 그는 "그때 저는 피카츄 인형 끼고 다니고 세일러문 언니를 좋아했던 기억이 있다"고 웃었다.

작품 배경을 이해하기 위해 당시 자료를 찾아봤다는 그는 3회에 등장한 이정현의 '와' 춤을 직접 제안했다. 연출을 맡은 유인식 감독도 앞선 인터뷰에서 "한판 시원하게 잘 놀았다고 얘기해주더라"고 전한 바 있다.

박은빈은 "대본에는 '도르래' 춤을 추며 기분 좋게 걸어가는 은채니라고 적혀 있었다"며 "그 춤만 출 수가 없어서 당시에 뭐가 있을까 싶어 찾아보니 멋진 모습을 보여준 이정현 언니를 고르게 된 것"이라고 떠올렸다.

은채니 특유의 '10시 20분 머리' 스타일도 박은빈의 아이디어였다. 그는 "딱 옆모습이나 뒷모습만 봐도 은채니의 개성이 드러났으면 했다"며 "미용팀 선생님과 얘기하다가 대칭이 아닌 이 머리를 했고, 발랄한 모습이 아닐 때는 다르게 변형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양파를 제대로 까보기도 했다. 박은빈은 "최대한 숙달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많은 양파를 희생해야 했다"고 웃었다.

넷플릭스 제공

촬영 비하인드도 전했다. 1회 초반 은채니가 아이의 아이스크림을 빼앗아 한입에 먹는 장면은 겨울에 촬영됐단다.

"그날 너무 추워서 아이도 아이스크림을 버리고 싶어 했어요. 다행히 이 관리를 잘 하고 있어서 시리진 않았죠.(웃음)"


이어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속 그루트 춤 장면을 연상시키는 6회 롱테이크 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해당 장면만 한 달 가까이 준비하며 촬영했단다.

박은빈은 "리허설 때는 화약을 실제로 터뜨릴 수 없어서 촬영에 들어가면 폭발 소리에 놀랄 수밖에 없었다"며 "조금만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처음부터 다시 해야되는 작업이어서 모두 집중을 풀가동하며 헌신했다"고 강조했다.

차은우와의 키스신 당시에도 놀랐다고 말했다. 박은빈은 "특수효과 팀이 화약 소리에 놀랄 수 있으니 놀라지 말라고 했는데 빛이 먼저 터지고 소리가 나중에 들렸다"며 "놀라지 않으려 했지만 신체적인 반응을 제어하지 못하겠더라. 놀란 장면이 작품에 담겼다"고 웃었다.

"봉고차 탔는데 틈새 바닥이…데뷔 30주년? 한계 늦게 발견 하고파"

박은빈은 와이어 액션과 관련해 "이렇게 종류별로 원 없이 많이 매달려 본 적은 처음이었다. 열심히 촬영했다"며 "작품에 따라 필요하면 와이어 액션을 당연히 하겠지만 적성에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고 밝혔다. 넷플릭스 제공

박은빈은 함께 촬영한 임성재와 최대훈, 차은우와의 호흡을 전하면서 3회 봉고차 안에서의 있었던 애드리브를 떠올렸다.

"네 사람이 들어가기에는 안성맞춤인 사이즈여서 감동했죠. 차량 내부에 있었는데 옆에 문을 보니 틈새에 바닥이 보여 신기한 거예요. 양파로 때리기도 하고 호흡이 중요했는데 안전하게 잘 마쳤어요.(웃음)"

그는 "모든 배우들이 역할에 맞게 잘 어울렸다"며 "서로 최상의 기량을 펼치기 위해 철저히 준비했다. 믿고 연기하며 든든한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작품을 본 지인 반응에 대해서는 "취향이 맞다면 웃음뿐만 아니라 뭔지 모를 여운을 주는 작품이라고 하더라"며 "결국 해성시를 지킨 네 사람의 활약을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것처럼 이 세상 어딘가에 지키는 누군가가 있고 이들을 아는 것에 대한 여부를 떠나 세상이 돌아가고 있다는 포인트가 여운으로 남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배우 박은빈. 넷플릭스 제공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다. 그는 "공개된 지 일주일이 지나가고 있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며 "이 시리즈가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길 원한다"고 말했다.

이어 "전 회차 동시 공개 작품은 처음"이라며 "맡은 캐릭터와 작별 인사를 할 시간도 없이 인터뷰를 하고 있으니 아직은 생경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올해가 데뷔 30주년을 맞이한 박은빈은 새 작품의 인물들을 통해 매번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감사하게도 다양한 제안을 받으면서 영역을 확장해 나가는 아주 좋은 시기"라며 "아직 제 한계가 어디까지인지 발견하지 못했는데 최대한 늦게 발견하고 싶은 게 배우의 욕심"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원더풀스'는 지난 15일 공개 이후 3일 만에 270만 시청수(시청 시간을 작품의 총 러닝 타임으로 나눈 값)를 기록하며 넷플릭스 글로벌 톱10 TV쇼 비영어 부문 6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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