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지역의 소비자 심리가 급격한 회복세를 보이며 긴 침체의 터널을 벗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경기 판단과 앞으로 전망 지수가 두 자릿수 상승폭을 기록하는 등 경제 전반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26일 발표한 '2026년 5월 부산지역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부산의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12.2로 전월 대비 8.7p 큰 폭으로 상승했다. 지난 4월 9.9p나 급락하며 103.5까지 떨어졌던 충격을 한 달 만에 대부분 만회한 것이다.
특히 이번 부산의 반등세는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5월 전국 소비자심리지수는 106.1로 전월 대비 6.9p 상승하는 데 그쳐, 부산이 전국 평균보다 6.1p 높은 수치를 기록하며 지역 경기의 체감 회복 속도가 더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기준값 100을 넘으면 과거 장기평균(2003년 1월~2025년 12월)보다 경제 상황을 낙관적으로 본다는 뜻이다. 부산은 여전히 기준선을 크게 상회하며 긍정적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이번 지수 상승을 견인한 것은 경기 상황에 대한 인식 변화다. 지수 구성 항목 중 현재경기판단CSI는 전월(67) 대비 무려 20p나 급등한 87을 기록했고, 향후경기전망CSI 역시 16p 상승한 96으로 조사됐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경기는 물론, 앞으로 6개월 뒤의 경기 역시 크게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지갑 사정에 대한 인식도 호전됐다. 현재생활형편CSI(95)과 생활형편전망CSI(100)가 각각 전월보다 4p씩 올랐고 , 가계수입전망CSI도 102로 3p 상승해 기준선을 다시 넘어섰다.
소득과 경기 전망이 밝아지면서 소비 지출 분위기도 살아나고 있다. 소비지출전망CSI는 전월 대비 4p 상승한 109를 기록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코로나19 등으로 그간 억눌렸던 야외 활동 관련 소비 의향이 두드러졌다. 교양·오락·문화비(94)가 4p, 외식비(98)가 3p 상승하며 지수 회복을 이끌었다. 반면 의료·보건비(113)는 오히려 1p 하락해 대조를 이뤘다.
자산 시장과 거시경제 지표에 대한 소비자들의 시각 변화도 눈에 띈다. 가장 가파른 움직임을 보인 것은 주택가격전망CSI로, 전월 대비 7p나 상승한 111을 기록했다. 1년 뒤 집값이 오를 것으로 내다보는 가구가 다시 늘고 있다는 방증이다. 임금수준전망CSI 역시 124로 3p 상승했다.
반면 가계의 어깨를 짓누르던 고금리와 고물가 압박은 다소 완화되는 흐름이다. 금리수준전망CSI는 전월보다 3p 하락한 112를 기록했고 , 물가수준전망CSI 역시 145로 3p 떨어지며 하향 안정세를 나타냈다. 이 밖에 취업기회전망CSI는 5p 상승한 87로 나타나 고용 시장에 대한 온기도 일부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 가계 부채 측면에서는 현재가계부채CSI가 98로 3p 줄어들어 부채 부담이 소폭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조사는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이달 8일부터 15일까지 부산지역 400가구(응답 332가구)를 대상으로 진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