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어 EU 5개국, 中 겨냥 "불공정 무역 강력 대응"

서방국가들 "일부 국가 과잉 생산 유발" 중국 지목
美 301조처럼 무역 조사에 '경제안보' 포함시키자 제안
中 매체 "EU 산업 경쟁력 약화는 전략 실패 탓" 반박

연합뉴스

미국에 이어 유럽연합(EU) 안에서도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강력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국을 겨냥한 무역·관세 전쟁이 서방 국가 전체로 확산될 조짐이다. 중국 관영 매체는 일방적인 조치에 단호히 대처하겠다고 반발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리투아니아 등 5개국이 최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비공식 의견서를 EU 집행위원회와 회원국에 전달했다.

이들 국가는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일부 국가가 체제적·구조적 산업 과잉 생산을 유발하고 있다"고 밝혀 사실상 중국을 겨냥했다는 분석이다.

의견서에는 특정 무역 분야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긴급수입제한조치(세이프가드)와 관련 조사를 더 적극적으로 개시해야 한다는 의견이 담겼다.

또 무역 규칙 위반 사항을 세계무역기구(WTO)에 더 적극적으로 제소하고, 조사 부서의 인력도 늘려야 한다는 제안도 포함됐다.

이와 함께 무역 구제 조사를 실시할지 결정하는 평가 기준에 '경제 안보'를 추가해야 한다는 조항도 들어갔다.

5개국은 이에 대해 "EU의 생산 능력을 보존하고 유럽의 산업 기반을 보호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이유를 들었다. 또 개별 외국 기업에 직접 반(反)보조금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EU 집행위의 권한을 확대하자고도 제안했다.

이는 무역법 301조로 대표되는 미국식 자국 산업 보호 체계와 유사하다. 미국은 무역을 단순히 경제 논리로 보지 않고 국가 안보 개념을 적용해 전기차와 배터리 등 중국의 특정 산업에 선제적으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2일 전략 산업 보호를 위해 미국을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U는 오는 29일 중국의 불공정 무역 관행에 대응하기 위한 내부 전략 토론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런 움직임에 중국 관영 매체가 반발하고 나섰다. 환구시보는 26일 사설을 통해 "EU의 대중 무역적자 확대를 근거로 한 중국 충격론은 과장됐다"며 "전기차·태양광·배터리 등 중국의 신산업 수출은 유럽의 구조적 수요를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신문은 또 "유럽 산업 경쟁력 약화는 러시아 관련 전략 실패에 따른 에너지 위기와 과도한 규제, 연구개발 투자 부족 등 자초한 측면이 크다"며 "무역 장벽으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미국의 대중 무역전쟁 당시 관세 부담은 미국 기업과 소비자에게 돌아갔고 글로벌 공급망에도 피해를 줬다"며 "EU가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무역법 301조 조사에 대해 "불법"이라고 했던 유럽이 이제는 '유럽판 301조'를 만들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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