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방탄소년단(BTS)의 부산 공연을 앞두고 불거진 숙박업소들의 이른바 '바가지요금' 논란을 두고 "부산 전체의 이미지를 망치는 치명적인 민폐"라며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질타했다.
이 대통령은 27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준비 현황 보고회'에서 "부산이 이번 BTS 공연과 관련한 소위 숙박비 바가지 때문에 이미지가 많이 안 좋아지고 있는데, 개선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오는 7월 부산에서 열리는 세계유산위원회를 점검하는 자리에서, 당장 다음 달 코앞으로 다가온 대형 문화 행사의 고질적인 병폐를 정조준한 것이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는 내달 12~13일 열릴 BTS 부산 공연을 앞두고 현지 숙박업소들의 도를 넘은 폭리 행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평소 수십만 원 선이던 1박 투숙료가 수백만 원까지 폭등하는가 하면, 기존 예약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취소를 통보한 뒤 가격을 올려 재판매하는 꼼수 영업이 기승을 부리면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부산 불매 운동' 조짐까지 일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러한 여론을 의식한 듯 "관광산업에 가장 큰 장애가 되는 것이 불친절과 바가지, 인종차별"이라며 "관광객이 좀 온다 싶으면 바가지를 씌우거나 모욕적인 언사를 일삼는데, 이런 내용이 유튜브 영상 등으로 한 번 공유되면 순식간에 (지역 이미지가) 망가진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부산에서도 '사 먹지 말고 소비하지 말자'는 운동을 한다는데 얼마나 치명적이냐"며 "숙박비 좀 더 받아보려다가 온 동네에 민폐를 끼치는 격"이라며 꼬집었다.
특히 이 대통령은 사태의 본질이 단순히 수요·공급에 따른 가격 상승이 아닌 상도의를 저버린 '시장 교란 행위'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사람들이 단순히 비싸게 받는다고 화를 내는 게 아니다. 그건 시장 원리"라면서 "10만 원에 예약을 받았는데도 이상한 핑계를 대며 강제 취소한 뒤, 다른 사람에게 100만 원을 받고 되파니까 화가 나는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실효성 있는 대책으로 "그런 행태를 보이는 업체들에 대해서는 명단 공개 같은 조치도 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중앙정부 수반의 직설적인 비판이 이어지자 부산시와 관계 부처는 고개를 숙였다. 김경덕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외부 관광객들과 대통령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과한 뒤, 공공 숙박시설 개방과 '공정 숙박 챌린지' 등을 통해 민심과 시장을 달래겠다고 보고했다.
이병권 중소벤처기업부 제2차관은 일회성 대형 행사 때마다 반복되는 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민간 홈스테이' 등의 대안을 제시했고, 이에 이 대통령은 "국가 홍보 차원에서 템플스테이 등도 적극 활용해 보라"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