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해 있다가 피격된 HMM 나무호가 이란제 누르 계열 대함미사일에 공격을 당한 것으로 27일 결론내렸다.
외교부는 이날 오후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하여 조사 결과를 설명하고 우리 선박 피격에 대해 강력 항의하며, 재발 방지를 포함한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하기로 했다.
외교부 박윤주 1차관은 이날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국방과학연구소 등 국방 계열 전문가들이 현지 조사, 잔해 수거물 조사, 기술 분석을 진행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비행체 2기가 나무호의 선미를 공격했는데 첫 번째 탄두는 불폭(터지지 않음), 두 번째 탄두는 기폭됐다.
수거된 엔진을 조사한 결과 이란제 톨루에-4(Toloue-4) 터보제트 엔진과 비슷했고, 부품에서도 이란 제조사 각인으로 추정되는 글자가 확인됐다. 불발탄으로 추정되는 탄두는 이란의 누르(Noor) 또는 카데르(Qader) 대함미사일의 형상과 비슷했다고 한다. 두 미사일 모두 중국제 C-802 대함미사일의 복제품 또는 그 개량형에 속한다.
기체 잔해는 하늘색으로 도색돼 있었는데, 이는 누르 계열 대함미사일의 색상과 같았다. 전자기판의 잔해물은 20~30년 전 생산된 것으로 추정되는데, 정부는 이로 말미암아 '미상의 비행체'가 구형 누르 미사일일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을 내렸다.
따라서, 정부는 발사 원점까지는 파악하지 못했지만 공격의 주체가 사실상 이란이며 우리 선박에 피해를 줄 명백한 의도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리고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를 초치해 항의하기로 했다.
박 차관은 "여러 가지 증거가 이란 쪽을 향하고 있다고 말씀을 드릴 수 있겠다"며 "주한이란대사관의 공식 입장은 관련(성)을 부인한 바 있다. 앞으로 또, 오늘도 가능하면 초치해서 관련 사항에 대해서 논의를 가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브리핑에 동석한 국방부 류윤상 국제정책차장(해군준장)도 "이란에서 생산한 (해당) 미사일은 주로 이란 해군과 혁명수비대, 그리고 친이란 세력에서 쓰이고 시리아 정도에 수출된 것으로 안다"며 "기본적으로 저희가 봤을 때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는 이란 혁명수비대와 해군이 하고 있지 않은가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해당 공격의 '고의성' 또는 의도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갔다. 박 차관은 "주관적인 영역과 관련되기 때문에, 그쪽에서 인정하지 않는 한 고의성을 파악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며 "그(이란의) 정책 결정 구조 안에 들어가기가 어렵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입증하기가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또 "강한 유감이나 사과 요구에 대해서는, 외교 경로를 통해서 또 그런 부분을 할 것이기 때문에 그게 더 효과적인 방법"이라며 "외교적인 입장에서 소통을 해 나가는 부분에 있어서 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이번 조사 결과가 우리 정부의 미국 주도 해양자유구상(MFC) 참여 검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느냐는 질문에도 구체적 언급을 아꼈다.
박 차관은 "여러 가지 미국의 구상, 영국과 프랑스의 구상에 있어, 자유항행 부분의 노력과 결의에는 동참할 의지를 갖고 있다"면서도 "미국 측에서도 아직은 더 추가적인 정보가 와야 해서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참여 여부를 정해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사실에 근거해 절제되고 종합적인 외교적 대응을 함으로써 우리 국민들의 안전과 함께, 선박들을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게 노력하는 과정의 일환"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