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얼어붙고, 서비스업은 '완연한 봄'…부산 경제의 엇갈린 명암

제조업 기업심리지수 추이. 한국은행 부산본부 제공

지역 경제의 허리인 제조업 현장은 원자재 가격 급등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얼어붙은 반면, 도소매와 서비스 등 비제조업 분야는 내수 회복 바람을 타고 완연한 활기를 띠고 있다. 5월 부산지역 경제는 업종에 따라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뚜렷한 '양극화' 흐름을 보였다.

한국은행 부산본부가 28일 발표한 '2026년 5월 부산지역 기업경기조사 결과'를 보면, 지역 경제의 명암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경제 전반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을 종합한 기업심리지수(CBSI)에서 제조업은 추락했고, 비제조업은 급등했다.

5월 부산지역 제조업의 기업심리지수(CBSI)는 93.6으로, 전월보다 1.8포인트 하락했다. 지수가 기준값인 100을 밑돌고 있다는 것은 과거 장기평균(2003~2025년)에 비해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가 그만큼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특이한 점은 기업들이 느끼는 실제 업황 지표(업황BSI) 자체는 전월대비 4포인트 상승(67)했으나, 심리지수는 오히려 깎여 나갔다는 점이다. 이는 고질적인 '제품 재고' 부담(-2.4p 기여)과 '자금 사정' 악화(-0.3p 기여)가 기업가들의 심리를 짓눌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장 제조업체들의 발목을 잡은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단연 '원자재 가격'이었다. 경영 애로사항을 묻는 질문에 부산 제조업체의 31.5%가 '원자재 가격 상승'을 꼽아 전월 대비 3.8%포인트나 급증했다. 내수 부진(21.4%)이나 불확실한 경제 상황(10.7%)을 압도하는 수치다.

전국 제조업 CBSI가 전월 대비 1.7포인트 상승(100.8)하며 기준선을 돌파한 것과 비교하면, 원자재 공급망 변화나 비용 압박에 취약한 부산 제조업의 취약한 구조가 다시 한번 수면 위로 드러난 셈이다.

반면 비제조업(서비스업·도소매·건설 등)의 표정은 완연히 밝아졌다. 5월 부산지역 비제조업 CBSI는 전월보다 무려 10.0포인트 급등한 102.3을 기록했다. 장기 평균 기준선인 100을 넘어선 것으로, 지역 서비스 업황이 본격적인 확장 국면에 진입했음을 시사한다.

비제조업의 온기는 전 방위적이다. 세부 지표를 보면 자금사정(+3.1p), 채산성(+2.5p), 업황(+2.2p), 매출(+2.2p) 등 심리지수를 구성하는 모든 요인이 일제히 상승 기여로 돌아섰다. 실제 매출BSI와 자금사정BSI는 전월 대비 각각 10포인트씩 폭등하며 81을 기록했다.

최근 자산 시장 및 소비 심리 회복이 지역 밀착형 서비스업과 도소매 유통 업계에 직접적인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국 비제조업 CBSI 상승 폭(+5.4p)과 비교해도 부산의 상승 기세(+10.0p)는 대단히 가파르다.

기업들이 바라보는 다음 달(6월) 전망은 일단 양쪽 모두 긍정적이다. 제조업 전망CBSI는 전월대비 2.0포인트 상승한 94.2를, 비제조업은 3.6포인트 상승한 96.1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온전한 낙관은 이르다. 제조업은 매출 전망이 소폭 나아질 것으로 보면서도 정작 자금사정 전망(68→67)은 추가 하락을 점쳤고, 비제조업 역시 경기가 살아나는 만큼 고질적인 '인력난과 인건비 상승'(20.4%) 압박이 경영의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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