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세라티 그레칼레 트로페오, 슈퍼카 심장으로 럭셔리SUV 틀을 깼다

그레칼레 트로페오. 마세라티 코리아 제공

마세라티의 부활을 알린 그레칼레 트로페오. 가격 경쟁력을 높여 재출시된 중형 고성능 SUV는 달랐다. 평일에는  패밀리카로, 주말에는 스포츠카 수준의 퍼포먼스를 즐길 수 있는 다재다능한 모델이다.

최근 수입 고성능 SUV 시장이 효율성과 전동화에 집중하는 것과 달리 그레칼레 트로페오는 내연기관 고유의 기계적 완성도와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그레칼레 트로페오의 핵심은 보닛 아래 자리한 V6 3.0L 가솔린 트윈터보 엔진이다. '네튜노(Nettuno)' 엔진은 브랜드가 20년 만에 독자 개발한 것으로, 플래그십 슈퍼카 MC20에 탑재된다. 최고출력 630마력, 최대토크 74.4kg·m라는 무시무시한 힘을 뿜어낸다. 8기통이나 10기통 이상의 대형 엔진을 상회하는 효율이다. 그레칼레 트로페오엔 네튜노 엔진을 SUV 특성에 맞춰 최고출력 530마력, 최대토크 63.2kg·m로 조정했다. 시동을 걸면 고성능 엔진 특유의 굵직한 배기음과 진동이 실내로 전달된다.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3.8초.

주행 모드를 가장 강력한 '코르사(Corsa)'로 전환하면, 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지체 없이 튀어나간다. 감속 시 머플러에서 터지는 배기음이 직관적인 운전의 재미를 더했다.

그레칼레 트로페오. 마세라티 코리아 제공

굽이진 도로에서도 그레칼레 트로페오는 민첩하다. 높은 전고를 가진 SUV의 물리적 한계를 정교한 설계로 극복한다. 공차 중량을 400kg가량 감량했고, V6 엔진을 앞바퀴 축보다 뒤쪽인 격벽에 바짝 밀어붙인 '롱 노즈 숏 데크' 레이아웃을 채택했다. 무게 중심을 중앙으로 모은 덕분에 스티어링휠을 돌리는 대로 차의 앞머리가 즉각적으로 움직인다.

에어 서스펜션 시스템은 주행 모드에 따라 확실한 차이점을 느낄 수 있다. 스포츠나 코르사 모드에서는 하체를 단단하게 조여 고속 주행 안정성을 지탱하고, 컴포트 모드에서는 과속방지턱이나 불규칙한 노면의 충격을 매끄럽게 걸러낸다.

외관은 브랜드 최신 디자인이 반영됐다. 전면부는 낮게 내려앉은 라디에이터 그릴과 수직형 헤드라이트를 적용해 역동적인 인상을 준다. 측면 휀더에는 마세라티의 상징인 세 개의 공기 흡입구(에어벤트)와 함께 빨간색 테두리를 두른 '트로페오' 레터링을 새겼다. C필러에 자리한 브랜드 고유의 삼지창 로고 역시 고성능 모델임을 드러낸다.

차체 아래쪽에는 고속 주행 시 바람의 저항을 줄여주는 트로페오 전용 앞날개와 옆면 테두리 장식을 둘렀다. 후면부에는 양쪽에 2개씩 총 4개의 사각형 배기구를 배치해 일반 모델과 확실한 차별점을 두었다. 일반 모델(20인치)보다 거대한 트로페오 전용 21인치 대형 휠도 눈에 띈다. 전폭은 1979mm로 2m에 육박해 도로 위에서 보여주는 시각적 존재감이 상당하다.

그레칼레 트로페오 내부. 마세라티 코리아 제공

실내는 고급 가죽과 입체적인 탄소섬유 패턴으로 마감했다. 이탈리아 명품 오디오 브랜드 '소너스 파베르'의 스피커가 실내에 21개 배치되어 밀도 높은 음향을 제공한다. 대시보드 중앙에는 위아래로 나뉜 두 개의 대형 화면이 자리 잡았다. 위쪽의 12.3인치 화면은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등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담당한다. 마세라티의 상징이던 대시보드 정중앙의 아날로그시계 역시 디지털 화면으로 바뀌어 중력가속도(G-미터)나 나침반 등 운전자의 취향에 맞는 그래픽을 띄울 수 있다. 다만 무선으로 스마트폰(애플 카플레이·안드로이드 오토)을 연결했을 때 간헐적으로 화면이 멈추거나 연결이 끊기는 현상이 발생했다.
 
그레칼레 트로페오 2열. 마세라티 코리아 제공

2열 공간은 휠베이스를 충분히 확보한 덕분에 성인 남성이 탑승하기에도 넉넉했다. 트렁크 용량은 하부 배터리 간섭이 없어 일반 모델보다 넓은 570L를 제공해 실용성을 갖췄다. 그레칼레 트로페오의 가격은 세금을 포함해 1억698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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