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사기 혐의' 비엔날레 감독 출신 미술평론가 징역 10개월

비엔날레 감독 출신 유명 미술 평론가
해외전시 미끼로 1억2600만원 가로챈 혐의
法 "증거 등 종합했을 때 거짓말 인정돼"

H씨가 A씨에게 건넨 위조 계약서 내용. 해당 계약서에는 이탈리에 베니스 비엔날레 조직위원회 대표 등의 서명들이 위조돼있다. 자료사진

법원이 억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비엔날레 감독 출신 유명 미술평론가에 징역형을 선고했다.

인천지법 형사14단독(공우진 부장판사)은 29일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행사 혐의를 받는 미술평론가 겸 전시기획자 H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과 부합하는 문자메시지 등 증거를 종합해서 피고인이 거짓말을 한 사실이 인정돼 유죄를 인정한다"며 "4천만원을 공탁하는 등 사정이 있지만 피해자가 수령을 거부했으므로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한 사정 정도로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다만 법정 구속은 피했다.

H씨는 2023년 7월 작가 A씨에게 해외 전시 참여를 미끼로 투자금과 보증금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총 1억2600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관련 기사: [단독]비엔날레 감독 출신 미술평론가, 억대 사기 혐의로 재판)

당시 H씨는 '자신이 독일 뒤셀도르프의 K21뮤지엄 단체전에 공동기획자로 참여하게 됐다'며 A씨 작품을 전시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미술작품 공동구매·재판매를 통해 수익을 내고 있다며 투자 시 배당금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고, 국립현대미술관이 작품을 매입할 예정이라는 말까지 덧붙여 신뢰를 유도했다고 한다.

A씨는 이를 믿고 같은 해 8월 1억원을 지급했지만, H씨는 한 달 뒤 비슷한 방식으로 추가금을 요구했다. 2024년 베니스 비엔날레 특별전 작품 전시를 조건으로 2만 달러 상당의 보증금을 요구했고, A씨로부터 2600만원을 추가로 송금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H씨는 해당 전시에 작품을 출품할 능력이나 지위가 없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H씨는 K21뮤지엄 단체전 공동기획자로 선정된 사실도 없었고, 미술품 재판매 이력 역시 허위로 드러났다. 베니스 비엔날레 참여 주장도 사실이 아니었으며 피해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 위조된 전시 계약서를 제시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H씨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시각예술 행사로 열린 '강원국제비엔날레'의 예술총감독을 맡은 미술 평론가 겸 전시 기획자다. 그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기관 한국예술인복지재단 이사, 대림미술관 사외이사, 국립현대미술관 운영위원,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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