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저 '예산 전용' 수사 속도내는 종합특검…감사원 겨눌까

尹 관저 이전서 '정부 예산 불법 전용' 논란
14억 원→41억 원으로 공사 비용 대폭 늘어
행안부 예산 급하게 전용해 추가 비용 확보
"기재부 승인 받은 것"…감사원 다른 결론

연합뉴스

2차 종합특검(권창영 특별검사)이 윤석열 정부 인사들의 신병을 확보하면서 관저 이전 과정에서 불거진 예산 불법 전용 의혹에 대한 수사를 확대할지 주목된다. 특히 감사원이 '예산의 불법 전용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던 만큼, 감사 과정에 대한 진상 규명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감사원은 지난 2024년 9월과 2026년 1월 대통령 관저 이전에 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가운데 종합특검이 수사 중인 공사 예산 편성과 집행에 대한 감사원의 판단도 있었다.

관저 이전 초기인 2022년 4월 행정안전부는 보수 공사를 위한 예비비 약 25억 4195만 원을 배정받았다. 이중 자산취득비 등을 제외한 보수 공사 금액은 14억 4천만 원이었다.

그런데 육군참모총장 공관의 노후화 문제로 옛 외교부 장관 공관을 사용하는 것으로 계획이 바뀌었다. 그러자 공사를 맡게 된 21그램은 41억 1600만 원의 견적서를 냈고, 대통령비서실은 예비비 14억 4천만 원으로는 공사가 어렵다는 점을 알면서도 우선 공사에 착수하게 했다.

결국 비서실은 같은 해 7월 추가 예산 지원을 요청했고, 행안부는 세출예산 전용과 기존 사업의 낙찰차액 등을 활용해 추가 공사비 20억 9천만 원을 확보했다.

이를 두고 감사원은 예산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공사가 무리하게 추진된 점은 인정했다.

다만 행안부가 예산 전용 등에 대해 기획재정부로부터 승인받고 협의 등의 절차를 거쳤으므로 문제를 삼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관저와 같은 주거용 행정재산의 보수 공사비를 산출하는 별도의 기준이 없어 예산 증액의 위법성을 따지기도 어렵다고 했다.

반면 종합특검은 행안부가 늘어난 공사비를 부담하는 과정에서 위법 사항이 있었던 것으로 의심 중이다.

21그램이 제출한 견적에 대해 대통령실이 설계도 등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이다. 또 종합특검은 추가된 공사 비용을 조달하는 과정에서 대통령실이 행안부와 기재부 등을 압박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포착했다.

특히 종합특검은 이상민 전 행안부 장관이 예산 전용에 반대하는 실무진을 승진에서 배제하는 등 인사 불이익을 준 것으로 의심하고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입건해 수사 중이다.

종합특검이 예산 전용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김대기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과 윤재순 전 총무비서관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이 사건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가 적절했는지도 들여다볼 가능성이 있다.

종합특검은 지난 14일 감사원과 유병호 감사위원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관저 이전에 대한 부실 감사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이 밖에 종합특검은 예산 전용 과정에서 윤 전 대통령 등 이른바 윗선의 개입도 있었는지 확인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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