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자에 프로포폴 4700회 불법 투약한 강남 피부과 의사 재판行

프로포폴 중독자에 "가족·지인 명의 가져와라"
불법으로 구매한 외국인 명단까지 범행에 사용
하루 10회 이상 프로포폴 연속 투약한 중독자
프로포폴 제공해 고가 명품·외제차까지 구입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제공

서울 강남에서 피부과를 운영하며 5년 동안 중독자들에게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를 받는 현직 의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범죄수사부(소창범 부장검사) '의료용 마약 전문수사팀'은 50대 의사 A씨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3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0년 11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프로포폴 중독자 32명에게 본인 또는 가족과 지인 명의로 1694회에 걸쳐 프로포폴 6만4674㎖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또 A씨는 지난 2023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외국인 명단을 불법으로 구입해 프로포폴 중독자에게 외국인 명의로 3033회에 걸쳐 프로포폴 12만852㎖를 투약해준 혐의도 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121명의 주민등록번호를 다른 사람에 대한 프로포폴 투약에 사용하고, 48회의 프로포폴 취급 사항을 기한 내에 마약류 통합관리시스템에 보고하지 않은 혐의도 적용됐다.

A씨는 서울 강남구에 피부시술 의원을 개설한 뒤 회당 30만 원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투약자를 유치한 것으로 조사됐다. 본인 명의로는 더 이상 투약이 어려운 중독자들에게는 '가족이나 지인의 주민등록번호를 가지고 오면 더 많이 투약해주겠다'고 제안했다는 게 검찰 수사 결과다.

실제 중독자들은 하루 10회 이상 프로포폴을 연속으로 투약했으며, 우울증이 심화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중독자만 6명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씨가 프로포폴을 제공하고 벌어 들인 돈으로 고가의 명품과 외제차를 구입한 정황을 포착해 범죄수익 환수 절차를 진행 중이다.

검찰 관계자는 "A씨는 의사로서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보호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임에도 국가로부터 부여받은 마약류 취급 권한을 악용했다"며 "환자에게 타인 명의 프로포폴 투약을 먼저 제안하는 등 환자를 오로지 돈벌이 수단으로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환자를 마약 중독에 빠뜨리는 심각한 수준의 도덕적 해이 범죄를 저질렀다"라며 "유흥업소 종업원들의 입 소문을 통해 유흥업 종사자, 사업가 등을 주 고객으로 확보했다"고 부연했다.

A씨와 함께 범행에 가담한 실장, 간호조무사, 피부관리사 등도 재판에 넘겨졌다. 프로포폴을 투약한 5명은 불구속 기소됐으며, 다른 투약자 21명은 전문위원회 차원의 중독 수준 판별을 거쳐 사회 복귀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기소유예 처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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