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1' 부정선거론 수면 위로…한미 음모론자 연대까지

황교안 등이 만든 '한미 부정선거 공동조사단' 활동
'부정선거론자' 모스 탄도 입국해 활동…경찰엔 불출석
이미 법원·검·경 모두 '부정선거 실체 없다' 결론

지난달 29일 사전투표소 방문한 모스 탄. 연합뉴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를 하루 앞두고 부정선거 음모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황교안 자유와혁신 대표 등이 한미공동조사단을 꾸리는 등 음모론자들의 활동이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부정선거·부패방지대(부방대) 주축 인사인 황교안 대표와 박주현 변호사 등은 지난달 '한미 부정선거 공동조사단'을 발족했다. 조사단은 사전투표 전날이었던 지난달 28일 '한미조사단 투표자 수 보고'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개설하고, 참여자들은 사전투표 기간 동안 각자 기표소에서 투표자 숫자를 직접 조사한 내용을 공유했다.

해당 조사단에는 대표적인 부정선거 음모론자 모스 탄 미국 리버티대 교수도 참여했다. 지난달 28일 한국에 입국한 탄 교수는 다음날 황교안 대표,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씨, 사랑제일교회 목사 전광훈 목사 등 부정선거론자들과 만나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탄 교수는 이재명 대통령 강력범죄 연루설 등을 주장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는 사전투표 첫날, 경찰의 출석 요구에는 불출석 의사를 밝힌 채 경기도 평택시의 한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이곳은 황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후보로 나선 지역이다. 한편 경찰은 탄 교수에 대한 출국 정지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공동부정선거조사단' 단장인 박주현 변호사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영상에서 선관위 CCTV를 보며 모스 탄 교수와 부정선거 정황을 주장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조사단의 단장을 맡은 박주현 변호사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선거관리위원회 CC(폐쇄회로)TV 화면을 보며 탄 교수와 대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영상에서 두 사람은 선관위 관계자가 봉인지를 떼어냈다며 "정말 바보같다"는 등의 대화를 나눈다.

황 대표는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제보받은 증거들을 올리며 부정선거 음모론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인천 계양구에서 중복투표자들이 포착됐다며 남성 1명과 여성 1명의 사진을 올렸고, 참관인이 계수한 투표자와 선관위가 발표한 투표자 수에 차이가 있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했다. 지난 1일에도 계속해 참관인 수기 계수와 선관위 발표 수가 다르다는 글을 게시했다.

또 다른 부정선거 정보를 공유하는 오픈채팅방도 참여자가 계속 늘어나며 부정선거 신고를 독려하는 분위기다. 200여 명 규모의 한 채팅방에는 지난 1일 오전에만 10여 명이 새로 참여했고, 서울시 선관위 CCTV를 실시간 중계하며 함께 감시를 독려하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국민유니버스에서 운영하는 '부정선거 신고센터' 홍보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었다.

尹 정부 당시 수사기관도 "근거 없다"한 '부정선거'


하지만 부정선거 의혹은 이미 윤석열 정부 당시 수사기관에서도 실체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내린 음모론에 가깝다.

경기 과천경찰서는 지난 2024년 8월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산 조작이 있었다는 내용의 고발을 '무혐의' 처분했다. 당시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선관위 직원 등도 불러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경찰은 '혐의없음' 의견을 달아 사건을 수원지검 안양지청으로 송부했고, 안양지청에서 재수사 등을 요청하지 않아 사건은 완전히 종결됐다.

또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2020년 서울중앙지검은 민경욱 전 미래통합당 의원이 21대 총선에서 부정선거가 이뤄졌다며 고발한 사건 17건을 모두 혐의가 없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지난 2022년 대법원도 민 전 의원 측이 제기한 선거무효 소송을 기각하며 "부정선거는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헌법재판소도 윤 전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에서 부정선거 의혹을 인정하지 않는 취지로 설명한 바 있다. 당시 윤 전 대통령 측은 부정선거론에 대한 의혹을 확인하는 것이 계엄 선포의 주된 배경이었다고 주장했는데, 헌재는 "어떤 의혹이 있다는 것만으로 중대한 위기 상황이 현실적으로 발생했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청구인(윤 전 대통령)이 주장하는 의혹 중에는 2020년 실시한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서 접힌 흔적이 없는 투표지, 접착제가 묻어 있는 투표지, 투표관리관인 인영이 뭉개진 투표지 등 의혹이 제기돼 이미 검증·감정을 거쳐 법원의 확정판결로 그 의혹이 해소된 것들도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참관인이 계수한 사전투표자 수와 선관위가 발표한 숫자에 차이가 있는 것은 부정선거의 증거이며 언제든지 이중투표가 가능하다'는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지난달 31일 밝혔다. 그러면서 참관인 계수값은 부정확할 수 있다며 "사전투표 기간 중 투표용지 교부 수는 통합명부시스템에 기록되고, 사전투표 관리관은 매일의 투표용지 교부수 등을 사전투표록에 기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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