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미 우파'냐 '집권 좌파'냐…콜롬비아 대선과 '중남미 우경화 벨트'[이런일이]

강경 우파 신인 후보인 아벨라르도 데라 에스프리에야(왼쪽)와 좌파 집권세력의 이반 세페다 좌파 후보. 연합뉴스

극우 신인이냐, 집권 좌파냐.
 
콜롬비아 대선 1차 투표에서 친트럼프 성향의 아벨라르도 데라 에스프리에야 후보가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콜롬비아가 중남미 다른 국가들에 이어 우경화 벨트에 합류할지 관심이 쏠린다.
 
1일(현지시간) AP통신, CNN 등에 따르면 5월 31일 치러진 대선 1차 투표 개표 결과 에스프리에야 '조국의 수호자들' 후보가 43.7%를 얻어 1위를 차지했다. 좌파 성향의 집권 여당 '역사적 동맹'의 이반 세페다 후보는 40.9%를 기록했다. 이번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으면서 에스프리에야 후보와 세페다 후보는 오는 21일 결선투표에서 맞붙는다.
 
형사 전문 변호사 출신인 정치 신인 에스프리에야 후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등 우파 성향의 정치인을 공개 지지해 온 인물이다.
 
그는 범죄 조직에 대한 강경 진압, 10개의 초대형 교도소 건설, 미국 및 이스라엘과의 안보 협력 강화, 석유 산업 활성화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특히 에스프리에야 후보가 범죄 조직 관련 공약이 지지층을 빠르게 결집시킨 것으로 평가받는다.
 
연합뉴스

콜롬비아는 마약 범죄 조직과 무장 반군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만큼 이에 관한 공약에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다.
 
구스타보 페트로 대통령의 측근인 이반 세페다 후보 역시 현 정권의 기조인 '완전한 평화'를 통해 치안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완전한 평화'는 무장단체 및 범죄 조직과의 평화 협상을 추진하는 정책으로, 미국을 중심으로 한 반테러 대응보다 중남미 국가 간 협력을 강화하는 해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 실패한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가운데, 이를 이어받은 세페다 후보가 강경 진압을 내세운 에스프리에야 후보를 제치고 결선에서 역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AP통신은 "라틴 아메리카 전역의 유권자들은 청년층의 기회 부족과 부패 등 분쟁의 근본 원인을 해결하기 위한 진보적인 정책을 내세운 지도자들을 점점 더 외면하고 있다"며 "대신 강경한 안보 대책을 약속하는 후보들에게 점점 더 눈을 돌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처럼 양극화된 투표 결과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 수십 년 동안 그 어느 미국 정부보다도 롬비아, 멕시코, 에콰도르와 같은 국가에 범죄 소탕을 강화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가운데 나타났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새로운 대테러 전략을 공개하며 중남미 마약 카르텔까지 주요 안보 위협으로 규정한 바 있다.
 
현지 정치 전문 매체 라시야바시아는 중도 세력 붕괴 속에 유권자들이 특정 후보 지지보다 상대 진영의 집권을 막기 위해 결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도 성향 유권자들의 표심을 확보하는 것이 이번 대선의 변수라는 것이다.
 
그러나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산드라 보르다 콜롬비아 로스 안데스 대학 정치학 교수는 "보수표가 에스프리에야로 모이고 있다"며 "중도층 일부가 세페다를 택하더라도 그의 당선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 우파 후보가 승리할 경우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칠레, 볼리비아, 온두라스, 코스타리카 등과 함께 중남미에 거대한 친미·우파 벨트가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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