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꼼수? 기자들 쫓아낸 펜타곤[이런일이]

연합뉴스

미국 국방부(펜타곤)에서 기자들이 질문하러 드나들던 공간이 군사기밀 구역으로 지정돼 출입이 금지된다.

'군사기밀 구역'이 된 기자실

1일 워싱턴포스트(WP)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펜타곤은 기자실을 군사기밀 구역으로 지정하고 허가받지 않은 기자들의 출입을 금지한다. 펜타곤은 "연설문 작성자들이 기자실 공간을 함께 쓰게 됐고, 이들이 기밀자료와 군 내부 기밀망을 사용하기 때문에 군사기밀 구역으로 재지정해야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국방부 대변인 대행 조엘 발데즈는 자신의 SNS인 X(옛 트위터)에 "역사상 가장 투명한 펜타곤"이라면서 "가짜뉴스 언론이 아무리 왜곡해도 바뀌지 않는다. 논란이 될 만한 게 없다"고 못박았다. 향후 펜타곤 기자실은 먼저 약속을 잡고 허락을 받아야만 들어갈 수 있는 '예약제'로 운영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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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곧바로 펜타곤 출입 언론의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WP는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장벽을 만들었다"고 했고, 가디언은 "보도를 제한하려는 트럼프 국방부의 시도"라고 쏘아붙였다. 미국 국립기자클럽은 '펜타곤의 결정 철회'를 요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미군에 대한 독립적인 취재는 당신들의 선택 사항이 아니며, 언론 업무 공간을 '기밀'이라고 부른다고 해서 정부가 더 투명해지지 않는다"고 직격했다.
 

출입증 반납에 동행 명령까지

이렇게 기자들을 쫓아내기 위해 펜타곤이 극단적인 조치까지 내린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과 언론 사이의 뿌리 깊은 갈등 때문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10월 펜타곤은 '정부가 공식적으로 승인하지 않은 정보를 기자들이 요청하거나 취득하면 펜타곤 출입증을 박탈할 수 있다'는 새로운 규정을 만들었다. 이에 많은 펜타곤 출입기자이 출입증을 반납하고, 위헌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3월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언론이 보도하고 싶은 것을 보도하고, 대중이 읽고 싶은 것을 읽을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알권리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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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에서 패소한 펜타곤은 또다시 우회적으로 취재를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펜타곤은 '펜타곤에 접근하는 모든 기자들은 펜타곤 직원과 함께 동행해야 한다'는 규정을 새롭게 제시했다. 지난 4월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펜타곤은 이전과 똑같은 결과를 얻기 위해 말만 약간 바꿨다"며 "불친절한 기자들을 걸러내고 편애하는 기자들로 대체하려는 의도"라며 언론의 손을 또다시 들어줬다.
 
법원 판결로 기자들을 막을 명분이 사라지자, 펜타곤 기자실 자체를 기밀구역으로 지정해 언론인의 진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꼼수를 쓴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펜타곤 출입기자증을 반납한 기자들은 펜타곤 주요 브리핑이 있을 때만 일시적으로 건물 출입 허가를 받아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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