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판까지 '고소·고발'…진흙탕으로 치닫는 지방 선거

경기지사 의혹 공방에 성남·용인 등 기초단체장 맞고발 '난타전'
여야 중앙당·도당까지 전방위 가세…선거 후 사법 후폭풍 예고


6·3 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2일 경기도 선거판이 무차별적인 고소·고발이 이어지면서 과거 어느 선거보다 거센 '진흙탕 싸움'으로 치닫고 있다.
 
지역 발전 대안을 제시해야 할 정책 선거는 실종되고 네거티브 공방만 난무하는 모양새다.
 
경기남부경찰청에 따르면 전날까지 접수된 선거법 위반 사건은 249건(수사 대상자 592명)으로 지난달 10일 132건(수사 대상자 432명)과 비교하면 3주 만에 두 배 가까이 급증했다.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의혹 제기 → 고발 → 반박 고발'이 반복되는 전형적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경기지사 후보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

여야 중앙당도 가세…경기지사 후보 고발전

가장 거센 불꽃이 튀는 곳은 최대 승부처인 경기지사 선거다. 선거 막판 표심을 흔들기 위해 여야 중앙당과 선대위까지 전면에 나서 전방위적인 사법 공방을 주도하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선대위는 전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를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사법당국에 고발했다. 국힘은 TV 토론회에서 나온 추 후보 아들의 군 복무 시절 특혜 의혹 해명을 문제 삼았다. 당시 추 후보는 "이미 혐의 무(無·없음)으로 결론 난 사안"이라고 말했지만 국민의힘은 "해당 사건은 기소중지 상태일 뿐 무혐의가 아니다"라며 추 후보의 발언이 유권자를 기만한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대해 추미애 후보 선대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정책으로 승부하지 못하니 가짜뉴스에 기대고, 비전으로 경쟁하지 못하니 인신공격에 매달리고 있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민주당 경기도당 역시 국민의힘 양향자 후보를 겨냥해 맞불 고발했다. 민주당은 양 후보가 지난달 안성 지역 방문 당시 시·도의원 예비후보자 간담회 자리에서 선거구민들에게 다과와 음식물을 제공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이를 불법 '기부행위 및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경기도선관위에 고발했다. 양 후보 측은 "단순 간담회"라며 선거법 위반 의혹에 선을 그었지만 선거 전날까지 여야 공방의 불씨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경기 용인시장 후보로 나선 더불어민주당 현근택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이상일 후보. 사진 연합뉴스

성남·용인·하남까지…기초단체장 선거도 사법 공방 변질

기초단체장 선거도 상황은 비슷하다. 성남시장 선거에서는 '분당 재건축 공공기여금 산정 방식'의 실효성을 두고 민주당 김병욱 후보와 국민의힘 신상진 후보 측이 격돌하며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고발을 서로 주고받았다.
 
용인특례시장 선거 역시 '노인 버스비 지원 조례' 제정 여부를 둘러싸고 민주당 현근택 후보와 국민의힘 이상일 후보가 법적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양측 모두 조례 제정의 실적과 타당성을 검증하는 대신 검·경의 입만 바라보는 모양새다.
 
도당 차원의 폭로전도 극에 달했다. 민주당 경기도당은 김포시장 후보 고발에 이어 안산시장 선거에 나선 국민의힘 이민근 후보를 향해 '수뢰 의혹'을 제기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하남시장 선거구에서는 정당 간 의혹 제기와 사법 고발이 교차했다. 민주당 경기도당이 국민의힘 이현재 후보를 향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관련 의혹' 해명을 요구하자 이현재 후보 캠프 측은 이를 보도한 언론사를 후보자 비방 혐의로 선관위에 고발했다. 국민의힘 경기도당도 민주당 강병덕 후보를 겨냥해 '일본계 종교 단체 연루설'을 제기하는 등 경기 전역이 난타전 양상이다.
 

고발장 남발의 역풍…재보궐 땐 세금으로 메운다

여야가 정책 경쟁 대신 사법당국으로 달려가는 현상은 공소시효 6개월이라는 선거법 구조를 활용해 '리스크 프레임'을 씌우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는 이러한 '정치의 사법화'가 선거 이후 지역사회에 고스란히 부담으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당선인이 벌금 100만 원 이상을 확정받아 당선 무효가 될 경우 재보궐선거 비용은 모두 혈세로 충당해야 하고, 그 기간 동안 민생 공백도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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