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논란' '안전사고'…투표 마친 시민들이 꼽은 막판 변수는?

아이 손 잡고, 철야 근무 후 투표장 나온 서울시민들
"내란 청산 부족" "정부·여당 말과 행동 달라" 의견도
시장뿐 아니라 교육감·지방 의원에도 신경써 투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인 3일 오전 서울 중구 청당동의 한 투표소에서 유권자가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고 있다. 이원석 기자

"아빠가 투표 금방 하고 왔지? 너희도 어른이 되면 이렇게 투표하면 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가 진행 중인 3일 오전, 서울 구로구 구로5동 제1투표소에서 40대 부모가 차례로 투표를 끝낸 뒤 3~4세 정도로 보이는 두 자녀를 향해 이같이 말했다. 이날 서울 시내 투표소엔 어린 자녀의 손을 꼭 잡고 나오는 등 온 가족이 함께 투표장을 찾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서울 중구 청구동의 한 투표소에서 만난 오은순(74)씨는 시장에서 밤을 새 일한 뒤 퇴근하는 길에 들렀다고 했다. 오씨는 "투표하고 싶은 마음은 별로 안 들지만 요즘 너무 장사가 안 돼 힘들고, 일 잘하는 사람은 또 찍어줘야 하지 않겠나 이런 마음으로 나왔다"고 했다.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은 다양한 이유를 들어 한 표를 신중히 행사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 '막판 변수'들로 인해 선택을 굳혔다는 유권자들이 눈에 띄었다.

청구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한 70대 김모씨는 "카페에서 5·18(민주화 운동) 갖고 뭘 했다고 여당에서 불매를 하자고 하는데 정말 마음에 안 든다"며 최근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 데이' 논란과 관련해 여권을 중심으로 불매 움직임이 일었던 상황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반면 구로5동 제1투표소에서 투표한 69세 지경미씨는 최근 서울시가 발주한 서소문 고가 철거 공사현장에서 벌어진 붕괴사고를 거론하며 "새롭게 서울시장이 당선되면 큰 사고가 나서 가슴이 철렁철렁 내려앉는 일 좀 없었으면 좋겠다. 선거철 앞두고 사고가 벌어져서 더 마음에 와닿았다"고 했다.

3일 서울 구로구의 한 대형상가 내 마련된 구로5동 제1투표소에 함께 나와 투표를 마친 가족. 김지은 기자

막판 변수보다는 기존의 흐름이나 인물, 정책 등을 고려해 투표했다는 유권자들도 많았다. 구로동에 거주하는 김미환(59)씨는 "내란 청산이 더 확실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시장은 보여주기식 정치, 보여주기식 행정을 해왔던 것들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신복희(73)씨도"아직 계엄과 관련한 후유증이 좀 남아있다고 생각한다"며 "국민들에게 좀 피해가 오지 않도록 일 잘 해줄 것 같은 후보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현 여권을 향한 비판적 시각도 있었다. 청구동에서 투표한 오은순씨는 "여권이 너무 깊게 따져보지 않고 정책을 펴는 것 같다"며 "원래 있던 서울시장이 알뜰하게 잘 해왔던 것 같고 뚝심도 있는 거 같아 표를 보탰다"고 했다. 같은 곳에서 투표한 30대 윤모씨는 "이번엔 이전과 좀 다르게 투표를 했다"면서 "현 정부나 여당이 좀 말과 행동이 다른 것 같다"고 견해를 밝혔다.

구로동에 거주하는 민수림(29)씨는 "청년이다보니 대중교통 정책 등을 살펴보고 왔다. 청년들이 알뜰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정책들을 공약으로 내고 추진력을 갖춘 후보를 선택했다"고 했다.

청구동 제1투표소가 마련된 서울 중구 청구동의 한 초등학교 야구부훈련장. 이원석 기자

서울시장뿐 아니라 기초·광역 의원, 교육감 등에 신경써 표를 행사했다는 시민들도 있었다. 이혜자(62)씨는 "손주가 있어서 좀 열린 교육, 안정적인 교육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교육감에 더 신경을 썼다"고 했다. 정제원(55)씨는 "주민들의 삶을 잘 돌아봐줄 수 있는 시의회, 구의회가 구성되면 좋겠다"며 "4년간 갈등 없이 지역 문제들을 잘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시내 마련된 여러 이색 투표장들도 눈길을 끌었다. 취재진이 찾은 구로5동 제1투표소는 웨딩홀, 청구동 제1투표소는 초등학교 야구부 실내훈련장에 투표소가 마련됐다. 이외에도 빵집(강북구 수유3동 제1투표소), 지하주차장(관악구 행운동 제2투표소), 자동차 판매 대리점(광진구 능동 제3투표소) 등도 있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기준 서울 전체 유권자 831만 9134명 중 438만 7708명이 투표를 마쳤다. 투표율은 52.7%로, 같은 시간 기준 지난 2022년 지방선거 서울 투표율(44.2%)보다 8.5%포인트(p)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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