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JMS 파헤친 故탁명환…피습된 '사이비 헌터' 진실은[왓더OTT]

[다큐멘터리 리뷰]
웨이브 다큐멘터리 '사이비 헌터'
생전 60여 차례 위협 받기도
"30년 넘게 사과 없어…영화 '밀양' 생각나"

고(故) 탁명환 소장. 웨이브 제공

1994년 2월 서울 노원구 자택에서 한 신도의 흉기에 찔려 숨진 사이비 종교 연구가 탁명환 소장. 당시 주요 언론들은 해당 사건을 대서특필하며 관련 소식을 연이어 다뤘다.

고(故) 탁명환 소장은 생전 종교 전문지 '현대종교'를 통해 신천지, JMS, 영생교, 통일교, 구원파 등의 비리를 파헤치며 이단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인물이다.

이 과정에서 사이비 종교 신도들로부터 사제폭발물 공격과 집단 폭행, 흉기 피습 등 60여 차례에 걸친 위협과 피해를 겪었으며, 고소를 당한 횟수도 60여 건에 달했다.

이 가운데 탁 소장은 박윤식 목사의 대성교회를 이단으로 지목하며 여러 차례 문제를 제기했고, 대한예수교장로회는 1992년 해당 교회를 이단으로 분류했다.

탁 소장을 살해한 혐의로 붙잡힌 임홍천은 특수부대 출신으로, 당시 이 교회 신도이자 박 목사의 운전기사이기도 했다.

당시 보도된 탁명환 소장 사건. 한겨레 신문 네이버뉴스라이브러리 캡처

최근 공개된 웨이브 다큐멘터리 '사이비 헌터'는 탁 소장 피살 사건을 재조명하며 당시 알려지지 않았던 정황들을 재조명한다.

작품은 유족인 세 아들과 임 씨의 가족, 당시 수사를 담당했던 김규헌 검사와 이철희 형사, 교회 관계자 등의 증언을 바탕으로 진행된다.

당시 검찰은 임 씨의 배후로 박 목사를 지목했다. 하지만 임 씨는 단독 범행이라고 연이어 주장했고 수사도 단독 범행 결론으로 마무리된다. 사건을 담당했던 김규헌 검사는 수사 도중 갑작스럽게 인사 발령을 받았던 당시 상황을 떠올린다.

"(진실을) 거의 밝힐 단계까지 갔는데 '사표를 쓰게끔 시골로 쫓아내라'고. 이거는 장편 영화 하나 만들어야 할 거예요. 이 안에 온갖 게 다 들어있어요. 정치, 군, 검찰 세력들하고."

이어 "(미국으로 출국했던) 박 목사가 한국에 들어오고 조사 한 번 받고 무혐의 됐다"고 주장했다.

임 씨는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으나, 유족들의 탄원으로 결국 2심에서 15년 형으로 감형된다. 탁 소장의 차남 탁지원 씨는 "범인이 죽으면 진실은 영영 묻히니 더더욱 임홍천을 살려서 진실을 밝혀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라고 설명한다.

출소 후 임 씨는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강을 헤엄쳐 밀입국했고, 박 목사가 미국에 세운 지교회 인근 올랜도 타운하우스에 거주했다. 이후 박 목사가 대장암으로 사망하면서 굳게 믿던 임 씨의 심경에도 변화가 생겼고, 결국 한국으로 돌아오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그는 2019년 교회를 상대로 보상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서를 작성해 '박 목사로부터 지속적인 압력과 사주로 탁 소장을 살해했고 단독 범행으로 진술하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취지의 주장을 제기했다. 이후 교회 측으로부터 금전적 지원을 받은 정황도 드러난다.

이와 관련 교회 측과 임 씨는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 있던 중 금전적 보상을 얻기 위한 수단으로 내용증명을 작성했고 그 내용에 과장 또는 허위가 포함되어 있다"며 "박 목사의 살인 사주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웨이브 제공

현재 인천 송도에 거주 중인 임 씨는 제작진과 만난 자리에서 "나도 나의 트라우마와 고통 속에 살고 있다"며 "최대한 불행하게 살려고 아이도 안 가졌다. 교도소에서 하나님께 이미 회개했다"라고 밝혔다. 이 영상을 본 차남 탁지원 씨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밀양'이라는 영화가 갑자기 생각나네요. 피해자에게 사죄하거나 용서를 구하지 않고 '자기가 하느님에게 회개했으니 그것으로 일단락되어졌다'고 하는 부분이 겹쳐 보여요. 30년 동안 저희에게 어떤 만남도 없었고 사죄나 회개도 없었죠."

연출을 맡은 서정문 PD는 "임홍천 씨는 사건 직후부터 줄곧 우발적 단독 범행을 주장해 왔는데, 그 뒤에 무엇을 숨기고 있는지가 취재의 핵심"이라며 "방송금지 가처분 소송도 당하고 신변 위협을 느끼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세 아들들의 주장이 진실일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며 "'사이비 헌터'는 사람들을 착취하는 반사회적, 반윤리적 종교 집단들과 싸우는 분들에게 의미 있는 다큐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웨이브 다큐멘터리 '사이비 헌터'. 서정문 PD 연출. 15세 이상 관람. 총 5부작.

한줄평: 30년이 지나도 끝나지 않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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