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힌 경기 평택을에서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김용남 후보와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를 모두 꺾고 당선됐다. 지상파 3사 출구 조사에서 세 후보가 0.8%포인트 안에 몰렸고, 실제 개표에서도 새벽까지 세 후보가 뒤엉키는 혈전이 벌어졌는데, 끝내 이겼다.
'샤이 보수'의 귀환…여론조사 두 배 뛴 유의동
유의동 후보 당선의 배경으로는 여론조사에 포착되지 않았던 보수 표심의 결집이 꼽힌다. 선거 기간 내내 여론조사에서 17~20%에 머물렀던 유 후보는 출구 조사에서 30.6%까지 치솟았고, 실제 개표에서는 이를 웃돌았다.평택 지역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본투표 전날인 지난 2일 CBS노컷뉴스에 "아무리 적게 나와도 이 지역에서는 보수 표심이 35~40%는 나와야 하는데, 여론조사에 안 잡혀 있다"며 조국 후보보다 유의동 후보를 더 경계했다. 이번 선거 결과에서는 그 우려가 현실로 나타났다.
자유와혁신 황교안 후보와의 보수 단일화가 끝내 무산됐지만, 두 후보 표를 합치면 상당한 격차를 만들 것으로 나타났다. 단일화가 이뤄졌다면 압승을 거뒀을 수준이다.
신도시의 배신…'단톡 민심'과 달랐다
이번 선거에서 가장 뜻밖의 소식은 고덕 국제신도시(고덕동)에서 들려왔다. 선거 기간 내내 '고덕신도시 젊은 입주민 단톡방에서는 조국 후보 반응이 좋다'는 현장 분위기가 우세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고덕동은 사전 투표와 본투표 모두 유 후보가 1위를 기록했다. 유 후보의 연고지인 팽성읍에서도 보수 결집은 두드러졌다.젊은 유권자들이 대부업·개발사업 등 의혹이 불거진 김용남 후보도,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조국 후보도 고르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진보 3분할이 만든 '단일화 불발'의 대가
범여권 분열은 결국 유 후보의 '어부지리 당선' 우려를 현실로 만들었다.진보당 김재연 후보는 약 1년 전부터 평택을 민심을 공들여 다져왔는데, 혁신당이 당 간 협의 없이 갑작스럽게 후보를 내면서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는 분석이 있었다. 그 이후 조국혁신당은 소속 의원들을 평택을 재보궐 선거 운동에 총출동하면서도 김용남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를 더해 총력을 다했다.
결과적으로, 혁신당의 이같은 행보가 진보 진영 지지자들의 반감을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범여권 후보끼리 만신창이를 만들어놓고 단일화를 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됐다. 처음부터 못 하는 구조였다"고 꼬집었다.
조국·김용남·김재연 세 후보의 표를 모두 합쳤다면 유 후보를 앞서는 수치가 나온다. 진보 표가 하나로 모였다면 이번 선거의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나오는 이유다.
낙선한 조국엔 험로가…혁신당 미래는
낙선한 조국 후보에게는 험로가 예상된다. 가용한 정치 자원을 총동원하고도 당선권에 들지 못한 만큼, 지지율 회복 동력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조국혁신당 비례대표 의원들은 탈당하면 의원직을 잃기 때문에 개별적으로 민주당 입당을 원하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한 무소속 의원은 "폼나는 합당은 아니어도 결국 민주당이 원하는 흐름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굳이 조국혁신당을 품어야 하는 유인이 줄었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한 민주당 소속 의원은 "솔직히 합당해도 다음 총선 공천 자리만 줄어드는 구조"라며 "전당대회 보고 나서 논의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더 많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전했다.
향후 민주당이 추진하려는 입법 과제를 위해서는 혁신당과의 합당보다 국민의힘에서 합리적 보수를 끌어오는 게 더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다른 민주당 의원은 "조국 후보가 김용남 후보를 네거티브로 공격하면서 결국 민주당원 감정을 상하게 했는데, 이제 합당 논의한다는 게 말이 되냐"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