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 이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정치적 미래를 둘러싼 셈법이 복잡해질 것으로 보인다.
전북지사 선거에서 당 지도부가 힘을 실었던 이원택 후보가 당선되면서 정 대표 입장에선 일단 최대 고비는 넘긴 모양새다.
그러나 공천 잡음과 이로 인한 호남 민심의 균열,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갑 패배에 대한 책임 등은 당권 재도전에 적지 않은 부담이 될 전망이다.
전북 이겼지만…호남 무소속 돌풍
정 대표에게 이번 선거는 차기 전당대회를 앞둔 정치적 예비고사 성격이 짙었다. 여권 내에선 지선은 전북, 재보궐에선 경기 평택을과 부산 북갑을 정 대표의 향후 거취를 가를 핵심 시험대로 꼽혔다.특히 전북의 경우 김관영 전 지사 제명과 민주당 이원택 후보 공천을 둘러싼 형평성 논란이 맞물리며 정 대표 리더십의 1차 방어선으로 평가됐다. 일단 이 후보의 당선으로 정 대표는 당장의 치명상은 피했다.
문제는 승리의 내용이다. 김 지사는 패배했지만 무소속으로 40% 이상 득표했다. 전북 군산·김제·부안을 지역에서도 무소속 김종회 후보가 34% 이상을 득표하는 등 민주당 공천에 대한 민심 이반 흐름이 감지됐다.
평택 단일화 실패, 북갑 공천 적절성 평가
다만 전북 승리만으로 지도부 책임론을 완전히 덮기는 어렵다. 평택을에서 조국 후보와의 단일화를 이뤄내지 못해 범여권의 표 분산을 방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결과적으로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에게 의석을 내주면서 민주당 김용남 후보에 대한 공천 적절성 여부와는 별개로 중앙당의 선거 전략 부재가 도마 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북갑 역시 마찬가지다. 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당선되면서 단순 지역구 패배를 넘어 지도부의 공천 판단 책임론으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
특히 대통령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 대표가 하정우 후보 차출을 밀어붙인 듯한 그림이 형성된 점에서, 패배에 대한 책임도 지도부로 향할 수밖에 없다.
김민석·송영길 등판도 변수
차기 당권 구도에는 김민석 총리와 송영길 전 대표라는 변수도 있다. 김 총리는 내각 경험과 친명(친이재명) 주류와의 접점을 내세워 '안정적 관리형 리더십'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이번 선거를 통해 배지를 달고 국회로 복귀하는 송 전 대표는 과거 당 대표 경험과 대중적 전투력을 앞세워 정 대표와 지지층 일부를 두고 경쟁할 가능성이 있다.
정 대표 입장에선 두 인사 모두 껄끄러운 상대다. 송 전 대표와는 전투형 색채가 겹치고, 김 총리가 안정적 리더십과 '당정 조율' 등을 내세울 경우 정 대표의 강성 리더십은 상대적으로 부담스러운 이미지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정 대표가 지방선거 승리의 공을 앞세워 연임 도전에 나설지, 아니면 공천 파열음과 격전지 패배 책임론에 발목이 잡힐지가 차기 민주당 당권 경쟁의 첫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