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규명 신청인이 주장하는 내용을 검토하지도 않고 사유를 명확히 적지 않은 채 내려진 과거사정리위원회의 각하결정은 위법하고 부당하다는 행정심판 결정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 소속 중앙행정심판위원회는 2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청구인들에게 한 '고창월림 희생사건'의 진실규명 각하결정 중 생환자 관련 진실규명 건에 대한 각하결정을 취소했다고 4일 밝혔다.
'고창월림 희생사건'은 1기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가 2007년 11월 20일 전북 고창군 무장면 월림리 일대에서 있었던 민간인 피해 사건에 대하여 진실규명했던 사건이다.
청구인들은 1기 과거사정리위에서 진실규명했던 '고창월림 희생사건'에서 사망하지 않고 생환한 사람들에 대한 구체적인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면서 2021년 5월 2기 과거사정리위에 진실규명을 신청했다.
이에 대해 2기 과거사정리위는 생환한 사람들이 상해를 입었다는 사실이 확인되지 않으므로 과거사정리법에 규정된 진실규명 범위에 포함되지 않아 조사대상이 아니라면서 2024년 12월 해당 신청을 각하했다.
하지만 청구인들은 생환한 사람들도 부당한 공권력으로 인권을 중대하게 침해당한 피해자이므로 진실규명 범위에 해당한다며 2기 과거사정리위에 이의신청을 제기했지만, 다시 기각되자 중앙행심위에 2025년 7월 행정심판을 청구했다.
중앙행심위는 1기 과거사정리위의 '고창월림 희생사건' 보고서는 해당 사건이 부당한 공권력 남용으로 발생한 사건이라고 규정하면서, '성추행 사실을 확정할 수 없지만 추정된다'는 점도 함께 기재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또 '고창월림 희생사건'의 생환자가 과거사정리법의 제2조 제1항 제4호의 진실규명 범위에 포함된다고 주장하고 있는 반면, 2기 과거사정리위는 같은 법의 제2조 제1항 제3호의 진실규명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면서 조사대상이 아니라고 한 것은 청구인들의 주장에 대해서는 판단하지 않고 각하결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토대로 중앙행심위는 2기 과거사정리위의 진실규명 각하결정은 위법·부당하다고 판단했다.
권익위 조소영 중앙행심위원장은 "과거사정리위가 진실규명 신청에 대하여 각하결정을 할 때 신청인이 주장한 바를 검토하여 신청인이 각하결정을 납득할 수 있도록 그 사유를 명확히 기재할 필요가 있다"며 "앞으로도 중앙행심위는 법령과 사실관계를 면밀히 검토해 국민의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