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회 지방선거 울산광역시장 선거의 당락을 가른 결정적 변수는 결국 '후보 단일화'였다. 보수 진영에서는 갈등을 좁히지 못한 채 표가 분산된 것이 뼈 아픈 패착으로 남게 됐다.
지역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5개 구·군 중 4곳을 석권했다. 민주진보 진영에서는 단일화 성사를 넘어 상호 협력을 통한 확산 효과를 내는 것에 대한 숙제를 안게 됐다.
후보 단일화 성사 여부 변수…2.99%p 그리고 5.5% 득표율
4일 울산시장 선거 개표를 완료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후보가 28만 5294표, 48.73% 득표해 국힘 김두겸 후보(45.74%, 26만 7789표)를 2.99%포인트 차이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선거의 승패는 '후보 단일화'에서 갈렸다.
민주당 김상욱 후보는 '역선택 방지조항 누락' 등 경선 과정의 갈등을 딛고 진보당 김종훈 후보와의 민주 진보 후보 단일화에 성공하며 본선 경쟁력을 키웠다.
반면 보수 진영은 국힘 공천에서 배제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박맹우 후보와 국힘 김두겸 후보간 단일화가 끝내 결렬되면서 표가 분산됐다.
선거운동 기간, 국힘 광역의원 후보들이 박맹우 후보 사무실을 찾아가 호소했지만 박 후보는 단일화 결렬 책임은 국힘에 있다며 선거를 완주했다.
본선거 투표 종료 직후 출구조사에서는 김상욱 후보가 9.6%포인트 차로 여유 있게 앞설 것으로 예측됐다.
하지만 개표 중반 국힘 기초단체장 후보들이 약진하는 등 보수 표심이 막판 결집하며 격차를 3%포인트 이내로 좁혔다. 딱 거기까지였다.
결국 무소속 박맹우 후보가 가져간 3만 2363표, 5.52%의 득표율을 감안하면, 보수 진영의 단일화 실패가 선거 결과를 뒤바꾼 가장 뼈아픈 실책이 됐다.
5개 구·군 중 4곳에서 국힘 '승리'…막판 보수 결집 이끈 것은?
울산시장 선거를 빼고 기초단체장 선거만 보면 막판 보수 결집은 매서웠다.
울산 5개 구·군 중 중구청장 김영길, 남구청장 임현철, 동구청장 천기옥, 울주군 이순걸 등 국힘 후보 4명이 당선됐다.
남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도 국힘 김태규 후보가 승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북구에서 이동권 후보 단 1명만 당선시키는 데 그쳤다.
일찌감치 단일화를 성사시킨 민주진보 진영의 우세가 예상됐지만 실제 결과는 달랐다.
민주진보 단일 후보들이 선거 전 여론조사에서 크게 앞서가던 동구와 울주군을 국민의힘이 탈환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울주군수 선거에서는 국힘 이순걸 후보가 개표 초반부터 민주당 김시욱 후보에게 단 한 번도 선두를 빼앗기지 않고 승부를 결정지었다.
동구청장 선거는 진보당 박문옥 단일 후보가 사전투표 개표 때만 해도 크게 앞서갔다. 본 투표함이 열리자 국힘 천기옥 후보가 무서운 뒷심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민주진보 진영은 후보 단일화를 이뤄냈지만 '원팀(One Team)'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했다.
'내란세력 청산'으로 뜻은 모았지만 조직과 유세 등에서 힘을 싣지 못했던 것.
민주당 관계자는 "단일 후보들을 중심으로 민주진보 진영이 함께 목소리를 내고 선거운동을 지원하는 등 막판까지 분위기를 형성하고 끌어갔어야 한다는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국힘의 위기 대처가 돋보였다.
공천 내홍으로 인한 후보들의 무소속·개혁신당 이탈 등 표 분산 우려가 있었다. 그럼에도 사전투표 열세를 본 보수 지지층에게 본 투표 당일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반전을 시도했다.
게다가 선거 막판 공업탑 앞에서 출근하는 시민들에게 '33배 쇄신 읍소'을 하는 등 위기감 고조를 통해 보수층의 강한 결집으로 선거의 판세를 바꿨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힘 관계자는 "당을 떠난 이들을 본 유권자들이 오히려 힘을 보태 주시는 등 반전 효과가 있었다"며 "본 투표일 전까지 33배를 하고 전심전력을 다한 모습에서 지지층이 결집해주신 것 같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