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이 매각한 대출채권이 최근 2년간 새 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포용금융정책 시행으로 중저신용자 대출이 늘면서 부실채권도 덩달아 높아졌기 때문인데, 오히려 저신용자들에 대한 빚 독촉 압박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4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3개 인터넷은행이 지난해 매각한 대출채권은 총 2178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1862억 대비 17% 증가한 규모로, 2023년과 비교하면 무려 213.3% 늘었다.
특히 중저신용자 대출 중 매각한 채권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게 늘었다.
케이뱅크는 2023년 0.36%에서 지난해 1.86%로 5배 넘게 올랐다. 토스뱅크 역시 0.9%에서 1.4%로, 카카오뱅크는 0.05%에서 0.22%로 올랐다.
대출채권 매각 수치가 크게 오른 이유로는 중저신용자 대출 연체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포용금융 정책의 일환으로 인터넷은행의 신규 신용대출 중 중저신용자 대출 비율은 전년 대비 14% 가량 늘었다. 그러나 대출금리 상승과 내수 부진으로 중저신용자 대출이 부실화하면서 손실을 감수하고 처분하는 대출채권도 덩달아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렇다보니 은행권의 부실채권 가운데 상당수는 대부업체와 유동화전문회사에 매각되고 있다.
은행들이 대부업체에 매각하는 채권은 개인회생 등 공적 채무조정 채권이라 추심이 불가능하다. 이 개인회생 채권을 보유하면 장기간 소액 분할 변제가 시행되는데, 장부에 부실채권으로 남아 건전성 비율이 악화된다. 반면 대부업체에 저렴한 가격으로라도 채권을 매각하면 즉시 현금화가 가능하고 장부에서도 제거돼 건전성 지표가 개선된다.
이인영 의원은 "은행 측은 어차피 추심도 못 하는 채권이니 빨리 팔아서 정리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하지만 포용금융의 본질인 취약자주의 금융 재기 지원과는 거리가 멀다"고 꼬집었다. 은행이 채권을 대부업체에 매각하면 채무자는 업체로부터 빚을 갚으라는 독촉 압박을 더 세게 받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이 지난해 매각한 대출채권 중 절반이 넘는 1173억원이 대부업체와 유동화전문회사에 팔렸다.
이인영 의원은 "포용금융이 양적 확대에만 머무르면 취약차주 보호가 아니라 부실의 외주화로 귀결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은 신용평가 고도화와 사후관리 체계를 보완하고, 은행 역시 건전성과 사회적 책임을 균형 있게 고려하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