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 분야 재해율이 전체 산업 평균의 7배를 넘고 사망률도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나자 정부가 농기계·축사·외국인 노동자 안전관리 등을 포함한 종합 안전대책을 내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5일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농림분야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농업 분야 재해율(농업인안전보험 기준)은 전체 산업재해율(산재보험 기준)의 약 7.5배, 사망률은 3.1배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보다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안전대책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국가가 책임지는 안전한 일터, 건강한 농업인과 함께 잘사는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제시하고 사망·부상자율을 2024년 대비 25% 감축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번 대책 마련에는 농식품부와 농촌진흥청, 산림청 등 관계기관이 함께 참여했다.
구체적으로 △현장 체감형 농기계 안전성 확보 △농업시설 안전관리 고도화 △취약계층 맞춤형 안전관리 강화 △안전예방문화 확산 및 R&D 확대 △안전관리 기반 강화 등 5대 전략 아래 18개 과제를 중점 추진할 계획이다.
정부는 우선 전체 사고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농기계 사고를 줄이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안전벨트 설치가 의무화된 승용형 농기계에는 미착용 경보장치(90초간 경보음 발생) 설치를 의무화하는 제도 개선을 올해 하반기까지 완료하고, 사고감지 단말기를 설치해 농기계 사고 정보를 119에 자동 연계하는 시스템도 운영한다.
야간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반사판 설치 기준도 자동차 수준으로 강화한다. 사고율이 높은 경운기의 경우 고령농이 소유한 노후 경운기의 폐차를 유도하고, 기존 보행형 운전대를 핸들형으로 개조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산림 벌목 작업의 안전 확보를 위해서는 고용노동부와 협력해 안전기계·장비 구입도 지원한다.
질식·추락 사고가 빈번한 축사시설에 대한 안전대책도 강화된다. 정부는 환기팬·덕트, 송기 마스크 등 양돈장 안전장비 구매를 지원하고 축사시설현대화 사업 대상자에게는 안전난간과 표지판 설치 등 추락·질식 사고 예방 조치를 의무화할 방침이다.
또 추락 위험이 높은 저수지와 용배수로(연결농로 포함)에 대해서는 안전펜스와 위험안내판, 야간조명 등을 설치해 사고를 예방하기로 했다.
고령농과 여성농, 외국인 노동자 등 취약계층을 위한 맞춤형 안전관리도 강화한다. 고령농의 폭염기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선도농업인과 연계한 현장 밀착 관리를 실시하고, 질병 조기 발견을 위한 왕진버스 사업도 확대한다.
장시간 반복 작업이 많은 여성농에 대해서는 근골격계·심혈관계·비뇨기 질환 예방을 위해 특수건강검진 연령 기준 완화와 들녘 공동화장실 설치를 지원하고, 여성 친화형 농기계도 추가 개발할 계획이다.
계절근로자(E-8)의 안전한 작업환경 조성을 위해 비자 신청 시 외국인 노동자와 농가의 안전 체크리스트 제출을 의무화한다. 축산 분야 고용허가제(E-9) 외국인 노동자에 대해서도 축산단체와 협업해 추가 안전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안전교육 강화 차원에서 농기계 구입자금 등 정책 지원 시 안전교육 이수를 의무화하고, 경운기 등 사고가 잦은 농기계에 대해서는 실습 위주의 안전교육 과정을 신설한다.
정부는 농림분야 안전재해 예방 정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현행 농어업인안전보험법에서 안전관리 관련 내용을 별도 법률로 분리해 가칭 '농작업안전재해예방법' 제정을 추진할 계획이다.
또 농업인안전보험을 산재보험 수준으로 강화하기 위해 2028년까지 현행 상품을 보장 수준이 높은 상품으로 단계적으로 통합하고, 안전사고 발생 시 고용농업인의 배상책임을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올해 농작업 사망재해 통계를 국가승인통계로 관리하고, 2028년까지 비사망 통계도 국가승인통계로 전환할 계획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번 대책은 농림업인의 재해를 최소화하고 안전한 농작업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즉시 시행 가능한 과제부터 우선 추진하고 지속적인 개선과 점검을 통해 농림업인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