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세계 1위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기업인 TSMC의 웨이저자 회장, 글로벌 주요 AI(인공지능) 서버 공급사인 폭스콘의 류양웨이 회장과 대만에서 잇따라 만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아시아 최대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6'을 계기로 대만을 찾은 최 회장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에 이어 다양한 업계 거물들을 두루 접촉하며 AI(인공지능) 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4일 SK하이닉스는 최 회장과 웨이저자 회장이 전날 회동해 차세대 AI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고, 양사의 파트너십을 기반 삼은 미래 AI 생태계 선도 방안을 깊이 있게 논의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회동은 지난 2024년 6월 이후 2년 만에 이뤄졌다. 이번 만남을 통해 양사는 글로벌 AI 시장 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개발부터 첨단 패키징 분야 등을 아우르는 전방위적 협력을 한층 더 강화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SK하이닉스는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특히 HBM을 고리 삼아 TSMC와 끈끈한 동맹 관계를 맺고 있다.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에 탑재되는 SK하이닉스의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 'HBM4'는 TSMC의 12나노 공정 베이스다이를 활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당사가 보유한 업계 최고 수준의 AI 메모리 기술과 TSMC의 파운드리 역량의 결합으로 글로벌 AI 밸류체인 내 공급 병목 현상에 대한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향후 양사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다양한 요구에 맞춘 '고객 맞춤형 AI 메모리'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 회장은 같은 날 폭스콘의 류양웨이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과 만나 차세대 AI 인프라 경쟁력 강화를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했다. 폭스콘은 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 생산사이자, 글로벌 빅테크에 AI 서버를 공급하는 인프라 시장의 핵심 기업이다.
양사는 로봇, 에너지 관리, 배터리 기술 분야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관계자는 "그룹이 보유한 에너지 기술 분야의 탄탄한 기반과 폭스콘의 글로벌 제조, 시스템 통합·AI 응용 분야의 강점을 결합해 향후 협력 기회를 공동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최 회장은 지난 1일과 2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도 이틀 연속 만나 긴밀한 협력 관계를 재확인했다. 황 CEO는 컴퓨텍스 2026의 SK하이닉스 부스를 찾아 최 회장과 함께 전시품들을 둘러보고, 웨이퍼에 "더 많이 만들어 달라(Please Make More)", 192GB(기가바이트) 소캠에는 "사랑해(LOVE SOCAMM)"라고 적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