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한동훈 뜨고 조국·이준석 흔들…대권주자 손익은

왼쪽부터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 무소속 한동훈 당선인,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 황진환·류영주 기자·연합뉴스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 여야 대권 주자들의 손익이 엇갈렸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보수 재건의 대표 카드로 올라섰고, 한동훈 부산 북갑 당선인은 재등판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확장성에 상처를 입었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제3지대 한계를 노출했다.

오세훈, 지도부 거리두기로 체급 키워

제9회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에 당선돼 서울시장 사상 첫 5선에 성공한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이 지난 4일 서울 종로구 선거캠프에서 지지자들을 향해 손을 들어보이고 있다. 황진환 기자

오세훈 시장은 서울시장 5선에 성공하며 야권의 대권 대표 주자의 지위를 재확인했다. 국민의힘이 전국적으로 고전한 선거에서 수도 서울을 지켜내는 대역전 드라마를 쓰면서다.

특히 서울 25개 구청장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7곳을 쓸어간 상황에서 광역단체장 자리를 지켜냈다는 점에서 오 시장의 입지는 대체 불가능하게 됐다. 당보다 인물이, 지도부보다 후보 경쟁력이 앞섰음이 공인된 때문이다.

오 시장은 선거 내내 장동혁 지도부와 거리를 뒀다. "합리적이고 건강한 보수", "오세훈마저 무너지면 바른말을 할 야당이 사라진다"는 메시지는 당의 현 주류와 다른 노선을 예고한 신호였다.

오 시장의 새 임기는 2030년 6월까지다. 차기 대선은 2030년 3월에 치러진다. 광역단체장 3연임 제한으로 다음 서울시장 선거에는 나설 수 없는 만큼, 이번 당선증은 다음 대선행의 티켓이기도 했다.


한동훈, 복당·당권 재도전 명분 확보

무소속 한동훈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인이 지난 4일 부산 북구 선거사무소에서 당선 확정 후 선거사무소를 나서며 지지자와 인사하고 있다. 부산=류영주 기자

무소속 한동훈 당선인은 당 밖에서도 보수층을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부산 북갑은 2024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부산에서 유일하게 의석을 만든 지역이다. 이곳에서 무소속으로 승리하며 복당과 당권 재도전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 당선인은 이번 선거를 통해 '바닥 선거를 치러본 정치인'으로 새로 태어났다. 법무부 장관과 여당 대표를 거치며 '위에서만' 정치를 배웠다는 평가가 따라붙었지만, 이번에는 시장과 골목을 돌며 '아래로도' 임했다.

찰밥을 먹는 장면, 배우자 진은정 변호사가 인형 탈까지 쓰고 선거운동에 나선 장면도 회자됐다. 연출 여부와 무관하게 기존 엘리트 이미지를 누그러뜨리는 데는 도움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의 견제는 더 커질 수 있다. 당은 참패했는데 한 당선인만 개선장군처럼 돌아오는 구도가 만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의 복당 문제는 향후 야권 재편의 축이자 당내 갈등의 불씨가 될 전망이다.


조국, 평택을 패배로 통합 주도권 약화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지난 4일 경기도 평택시 선거사무소에서 선거 패배를 인정하는 모습. 연합뉴스

조국 대표는 경기 평택을 재선거 낙선으로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더 큰 손실은 앞으로 있을 수 있는 민주당과의 합당 논의에서 주도권을 잃게됐다는 점이다. 당선 이후 범민주 진영 통합과 연대를 이끌겠다는 선거 전 구상도 한 여름 밤의 꿈으로 남을 공산이 커졌다.

민주당 내부 분위기도 달라졌다. 혁신당과의 합당이 다음 총선 공천 경쟁을 복잡하게 만들 수 있는 만큼, 논의를 서두를 이유가 약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조 대표는 평택을 선거에 개인 팬덤과 혁신당의 당력을 모두 투입했다. 그러나 선거에 실패하면서 확장성의 한계를 여실히 드러냈다. 독자 생존도, 민주당과의 합당도 모두 좁은 길에 놓이게 됐다.

이준석, 제3지대 기대감에 찬물

개혁신당 이준석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연합뉴스

이준석 대표에게도 이번 선거는 혹독했다. 개혁신당은 전국에 192명의 후보를 냈지만 경기 화성시의원 1명만 당선시켰다. 창당 이후 처음 치른 지방선거에서 거대 양당을 흔들 만한 성적표를 받지 못했다.

이 대표는 선거 뒤 책임을 인정했다. 그러나 개혁신당이 받아든 성적표는 제3지대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줬다. 양당에 대한 피로감만으로는 독자 생존의 동력을 만들기 어렵다는 점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 대표 개인의 인지도와 당의 후보 경쟁력, 조직력 사이의 간극도 드러났다. 이번 선거는 이 대표에게 가능성보다 숙제를 더 많이 남겼다.


정청래는 연임 부담, 장동혁은 거취 유예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대위원장(왼쪽), 국민의힘 장동혁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연합뉴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대다수 지역 승리를 지휘했지만, 당권 연임 가도에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서울시장 탈환 실패에 더해 평택을 단일화 실패, 부산 북갑 패배가 겹쳤다.

전북지사 선거에서 민주당 이원택 후보가 승리하며 당장의 치명상은 피했다. 그러나 무소속 김관영 전 지사가 40% 이상 득표하면서 호남 민심의 균열도 드러났다. 8월 전당대회를 앞둔 정 대표로선 이번 선거가 '전국적 승리'였다는 점을 앞세우기 민망하게 됐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거취 논의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일단 뒤로 밀렸다. 선거 성적표만 보면 참패 책임론을 피하기 어렵지만, 당내 시선이 선관위 대응으로 옮겨가면서다.

다만 책임론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선관위 대응이 일단락된 뒤에는 패배 책임론과 비대위 전환, 한동훈 복당 문제가 한꺼번에 터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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