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벌어진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 앞에 4일 늦은 밤까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위대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백 명의 시위대가 투표함 반출을 제지하기 위해 투표소 앞을 점거하면서 건물 안에 있는 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와 직원 등 역시 발이 묶인 상태다. 한 선거 사무 관계자는 어지러움증을 호소해 병원으로 이송되기도 했다.
이날 오후 8시 35분쯤 40대 선거 사무 관계자 A씨가 어지러움 증상을 호소해 인근 119 구급대가 출동했다. 구급대원들은 노인정을 투표소로 사용했던 잠실7동 제2투표소 안으로 진입해 A씨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해당 투표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투표 종료 시각이 전날 오후 10시로 연장된 곳이다. 현재 투표소 내부에는 개표소로 옮겨지지 못한 투표함 2개가 남아 있다. 선관위는 이 투표함들에 약 2천 표가 들어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선거 무효와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위대는 해당 투표함을 선관위가 반출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앞서 몇 시간 전처럼 구호를 외치거나 연설을 이어가지는 않았지만, 투표함 반출 상황에 대비해 '무한 대기 상태'에 돌입한 모습이었다. 일부는 "(선관위가) 기습적으로 투표함을 반출할 수 있다"며 주변 시위자들에게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당부했다.
이 때문에 건물 내부에 있는 선관위 관계자 등도 사실상 안에 갇혀 장시간 대기하고 있다. 오후 8시 15분쯤에는 건물에서 선관위 관계자로 추정되는 한 여성이 밖으로 나오자, 시위대는 "가방을 검사하라"며 소리를 질렀다. 가방을 챙겨 나온 해당 여성은 시위대의 저지에 "힘들어서 쓰러질 것 같다"고 항변했지만, 결국 다시 건물 안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앞서 오후 6시 30분쯤 미국 부정선거론자 모스탄 교수와 함께 방한했던 더글러스 G.프랭크 박사와 한국사 강사 출신 유튜버 전한길씨, 자유와혁신 황교안 대표가 이곳을 방문하면서 분위기가 한층 격앙되기도 했다.
현재 투표소 정문 앞에는 간이의자가 빼곡히 놓였다. 비가 내렸다 그치길 반복해 시위대는 우비를 입거나 태극기를 몸에 두른 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시위대 사이에서는 빵과 초콜릿, 김밥 등이 돌았다. 따뜻한 커피를 나눠주는 간이 부스도 설치됐다. 이들은 "아직 시간이 남았으니 식사부터 하라", "끝까지 버텨야 한다"며 서로를 독려했다.
현장에는 20~30대 젊은 층이 높은 비율로 눈에 띄었다. 혼자 온 젊은 청년들도 여럿 보였다. 한 시위자는 찢은 달력 뒷면에 '부정선거 척결' 문구를 쓰고 인증 사진을 찍기도 했다. 유튜버들도 거치대를 세워 생중계를 이어갔다. 곳곳에는 '노태악 선관위원장 사퇴', '중국 선거 개입'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도 보였다.
아파트 경비원들도 뒷짐을 지고 상황을 지켜봤다. 한 경비 관계자는 "밤이 되면서 구호는 소강 상태가 됐지만, 언제 상황이 바뀔지 몰라 걱정된다"며 "주민들이 아파트를 드나 들어야 하는데 통행 불편도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경찰은 충돌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현장에 경력을 배치하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선관위는 시위대 동향을 파악하며 투표함을 개표소로 안전하게 이송할 방안을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