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발목, 吳 아닌 부동산이 잡았다?

박종민 기자

6.3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의 향배는 다음날 아침까지 가는 대공방 끝에 국민의힘 오세훈 현 시장의 5선으로 결론났다. 선거운동 기간 언론의 수많은 여론조사에서 단 한번도 우위를 점하지 못했던 오시장이었다. 현역 시장의 막판 뒷심 원동력으로 여러 요인이 꼽히고 있지만 서울 유권자들의 현 부동산 정책에 대한 반감이 예상외로 강력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파괴적인 강남3구의 오세훈 몰표


6·3 서울시장 선거에서 오 시장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5곳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에게 열세였지만 강남과 재개발 이슈가 제기된 지역에서 몰표를 받으며 뒤집기에 성공했다. 오 시장과 정 후보와의 득표차이가 가장 많이 벌어진 자치구는 강남-서초-송파-용산-강동구 순이었다.(이하 개표율 99.54% 현재) 영등포와 동작, 양천구가 그 뒤를 이었다. 전통적 보수 강세지역이라고 하지만 이른바 강남3구의 오세훈 몰표 성향은 이번에 유독 더 매서웠다. 강남·서초·송파·용산·강동구 등 5개구에서 더 받은 표(24만2965표)만으로 정 후보가 다른 15개 자치구에서 차지한 우세(20만5795표)를 압도했다. 오 시장의 강남(19만2934표)·서초(15만7표)·송파구(18만8827표)에서 득표수는 심지어 지난 지방선거보다 1만표 이상 많은 수치다. 지난 지방선거가 윤석열 정권 초기였고 국민의힘이 승리한 선거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오 시장의 더욱 강력해진 득표력은 '부동산'이라는 요소를 제외하고는 설명이 쉽지 않다는 해석이다. 이들 모두 이재명 정부의 강력한 부동산 정책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지역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발표되면서 강남3구의 집값은 하락세로 전환되기까지 했다. 강남3구 외에 오 시장이 강세를 보인 영등포, 동작, 양천구 역시 재개발 이슈가 강력한 지역이라는 점은 '부동산 역풍'설에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추미애 압승에도…경기도 토지거래허가구역 휩쓴 붉은 바람


이번 지방선거에서 부동산 정책이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은 경기도 기초자치단체장 선거 결과에서도 확연하게 나타난다. 국민의힘은 경기도 31개 기초자치단체장 가운데 12곳을 차지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후보가 55.4%의 압도적 지지율로 당선된 것에 비하면 선전했다는 평가다. 그 가운데 용인시·성남시·하남시·과천시·의왕시 등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지역이라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에서 국민의힘의 의외의 선전에는 부동산이 자리잡고 있다는 점을 스스로도 부인하지 않는 분위기다. 오 시장은 당선이 확정된 뒤 언론과 인터뷰에서 "정말 많은 서민이 전세 물량이 급감하고 월세가 폭등하는 와중에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계신다. 이것은 분명히 지난 선거 기간 다분히 선거를 의식한 부동산 정책들을 펼친 부작용이라고 저는 확신한다"며 "선거가 끝난 만큼 정부도 방향 전환을 고려하고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새로운 임기가 시작되는 첫 주 국무회의에 참석해서 진심을 담아서 대통령님과 관계 부서 장관님들께 민심을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여권은 선거 뒤 부동산 정책 방향을 놓고 고심에 빠질 가능성이 커졌다. 선거전까지 부동산에 대한 강경 노선을 견지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는 확고했다. 하지만 선거에서 현 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적 평가를 확인한 이상, 최소한 강약 조절 정도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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