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소·주주권 요구·국제 연대…커지는 스타벅스 '탱크데이' 파장

오월 단체, 스타벅스 경영진 책임 추궁 나서
미국 본사와 해외 시민사회에도 문제 제기

황진환 기자·스타벅스 홈페이지 캡처

스타벅스 코리아의 이른바 '탱크데이' 마케팅 논란이 법적 대응과 주주권 행사 요구, 국제 연대 활동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인 지난 5월 18일 진행된 프로모션을 둘러싸고 오월 단체와 광주 시민사회가 사법적 대응에 나선 데 이어 국내외 압박 수위를 높이면서 논란이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이번 논란은 스타벅스 코리아가 지난 5월 18일 텀블러 판매 행사를 진행하며 '탱크데이, 책상에 탁'라는 문구를 사용하면서 시작됐다.

해당 문구는 5·18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탱크 투입과 1987년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 사건 당시의 은폐 발언을 떠올리게 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은 온라인과 SNS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며 거센 반발을 불러왔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논란 직후 해당 문구를 삭제하고 프로모션을 중단했다. 이후 손정현 당시 스타벅스 코리아대표 명의의 사과문을 두 차례 발표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공식 사과에 나섰다. 이어 대표이사를 교체하는 인사 조치까지 단행했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5·18기념재단은 당시 입장문을 통해 "기업의 이윤 추구와 마케팅의 자유도 공동체의 비극적 역사 위에서 행사될 수 없다"며 공식 대응 방침을 밝혔다.

정용진 회장 등 고소…사법 대응 본격화

지난 5월 28일 오전 윤남식 5·18민주화운동유공자회장이 광주 서구 치평동 서부경찰서 민원실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을 5·18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처벌해달라는 내용의 고소장을 제출하고 있다. 연합뉴스

논란이 확산되면서 전·현직 경영진을 상대로 한 법적 대응도 본격화됐다.

지난 5월 20일 일부 5·18 유공자들이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 등을 광주 남부경찰서에 고발한 데 이어, 28일에는 5·18기념재단과 5·18 공법 3단체가 정 회장과 손정현 전 대표, 마케팅 담당자 등을 광주 서부경찰서에 고소했다.

고소장에는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위반 혐의를 비롯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 등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오월 단체들은 광주 이마트와 광주신세계 앞에서 기자회견과 집회를 이어가며 경영진의 책임 있는 조치와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스타벅스 코리아 5·18 폄훼 마케팅에 대한 5·18기념재단 대응 경과. 5·18기념재단 제공

국민연금·미 본사·해외 시민사회로 대응 확대

5·18기념재단은 법적 대응과 별도로 자본시장과 국제사회를 통한 대응에도 나섰다.

5·18기념재단은 지난 5월 29일 스타벅스 코리아의 모회사인 이마트의 2대 주주인 국민연금공단에 공문을 보내 이마트를 '중점관리기업'으로 지정하고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를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지난 1일에는 미국 스타벅스 본사에 한국 지사의 마케팅 논란에 대한 책임 있는 조치를 촉구하는 영문 서한을 발송했다. 또 전 세계 72개국 980여 개 시민사회단체와 활동가들에게 연대 요청 서한을 보내 국제사회 차원의 관심과 대응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일베)에 광고를 게재한 기업들을 상대로 항의 공문을 발송했다. 일부 기업은 광고 중단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5·18기념재단은 역사적 진실과 오월 정신을 왜곡하거나 희화화하는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고 추가 대응도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강배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미국 스타벅스 본사에 재단의 입장을 지속해서 전달할 예정이다"며 "혐오와 왜곡을 조장하는 사이트에 광고를 집행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광고 중단을 요청하는 활동도 계속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어 "5·18기념재단이 직접 고소를 진행한 만큼 향후 고소인·참고인 조사 등 수사 절차에 대비해 필요한 준비를 이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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