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AI(인공지능) 산업의 거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5일 한국을 다시 찾았다. 황 CEO는 "한국을 위해 많은 비즈니스를 갖고 왔다"고 말해 AI를 고리 삼은 국내 기업들과의 협업 강화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황 CEO는 이날 오후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하며 '이번에도 한국에 선물이 있느냐'는 취재진 질문을 받고 "깜짝 선물이 준비돼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황 CEO는 최근 대만에서 열린 아시아 최대 IT 전시회 '컴퓨텍스 2026' 일정을 마치자마자 한국을 방문했다. 지난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방한한 지 약 7개월 만이다. 당시에도 황 CEO는 삼성전자, 현대자동차그룹 총수와의 '깐부 회동' 직후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 공급'을 골자 삼은 깜짝 발표를 내놔 주목 받았다.
황 CEO가 숨 가쁜 일정 속에서도 재방한한 이유는 글로벌 선도 기업 입장에서도 한국이 핵심 파트너라는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 분석된다.
실제로 그는 이번 입국 현장에서 "한국의 모든 파트너와 고객사들에 감사를 표하고 싶다"며 "우리는 아주 중요한 일들을 많이 하고 있고, AI 구축 작업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저녁에 예정된 국내 기업인들과의 만찬 회동과 관련해 '한국식 바비큐'(삼겹살)를 먹을 예정이냐는 질문을 받고는 "한국식 바비큐를 정말 좋아한다"며 "치킨도 좋아하고 삼계탕도 최고다. 전부 다 맛있다"라고 답했다.
황 CEO는 이날 우선 서울 마포구에 있는 PC방에서 한국 e스포츠 간판스타인 프로게이머 '페이커' 이상혁 선수와 만날 예정이다. 해당 PC방은 프로게임단 T1이 운영하는 곳으로, 황 CEO는 이번에 페이커를 비롯한 온라인 게임 리그오브레전드(LoL) T1 선수단 전원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커는 리그오브레전드 종목의 최고 권위 대회인 월드 챔피언십에서 역대 최다 우승을 달성한 한국 e스포츠계의 상징적 선수다. 황 CEO는 이번 만남을 통해 한국의 게임 산업과 엔비디아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부각할 전망이다.
황 CEO는 앞서 엔비디아의 초기 성장 동력은 게임이었고, 이를 뒷받침해준 국가는 PC방과 e스포츠가 일찍이 확산했던 한국이었다는 점도 거론했었다. 작년 10월 방한 때에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지포스 게이머 페스티벌' 현장을 직접 찾아 페이커의 행사 개최 축하 영상을 접한 뒤 연신 "페이커"라고 외쳐 주목받기도 했다.
황 CEO는 페이커와의 만남 후에는 저녁에 홍익대학교 인근의 고깃집 '형님 저요'에서 국내 기업 총수들과 만나 '삼쏘(삼겹살·소주) 회동'을 할 것으로 파악됐다. 참석자로는 SK그룹 최태원 회장, LG그룹 구광모 회장, 네이버 이해진 의장이 거론된다. 작년 10월 삼성전자 이재용 회장, 현대차 정의선 회장과의 소위 '깐부 회동' 이후 7개월 만의 2차 재계 회동이다. 이 회장과 정 회장은 일정상 이유로 이번에는 참석이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황 CEO가 '깜짝 선물'을 언급한 만큼, 이번 2차 회동을 계기로 한국 기업들과의 협업 강화를 상징하는 조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그는 최근 대만 컴퓨텍스 2026 일정 중에도 '코리아 파트너 나이트' 행사를 따로 열어 "우리는 항상 한국 투자를 검토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도 한국의 로보틱스 발전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해 업계 기대감을 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