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도, 방사청도 안 봤다…한화에어로 폭발 세척공실 '안전 사각지대'

세척공실 연면적 243㎡…소방 점검·스프링클러 설치 대상 아냐
경찰 수사 속도…압수수색 서류·전자정보 등 5400여 점 확보·분석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희생자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에서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박우경 기자

7명의 사상자를 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 폭발 사고 현장인 56동 세척공실이 소방당국은 물론 방위사업청의 화재안전조사에서도 제외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위사업청은 해당 시설의 존재를 알고 있었지만, 제조공정으로 보지 않은 것으로 파악돼 위험 공정이 수년간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은 참사 희생자 빈소가 마련된 장례식장에서 "안전 점검 대상이 아닌 곳에서 예상치 못한 사고가 일어났다"며 "예상하지 못한 부분에서 일어나는 사고까지도 막을 수 있도록 대안을 철저하게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방위사업청과 소방당국, 고용노동부 등은 지난 4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을 대상으로 군용 화약류 제조·저장시설 화재안전조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지난 1일 폭발 사고가 발생한 56동 세척공실은 당시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방위사업청은 군용화약류 제조·저장시설 허가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화재안전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방사청 관계자는 56동이 조사 대상에서 제외된 경위에 대해 "현재 확인 중"이라며 "왜 빠져 있었는지 면밀히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방사청은 당시 세척공실은 제조시설로 인식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설명도 내놨다.

방사청 관계자는 세척공정이 제조공정에 포함되는지 묻는 질문에 "지금까지는 제조공정이 아니라고 판단하고 있었다"며 "어떤 경위로 제외됐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5일 오전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직원들이 묵념하고 있다. 박우경 기자

56동은 추진체 제조에 사용된 설비와 공구에 남은 추진제 성분을 제거하는 세척 작업이 이뤄지던 곳으로, 사고 당시에도 작업자들은 이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문제는 이 시설이 소방당국의 관리망에서도 벗어나 있었다는 점이다.

유성소방서는 앞서 56동 세척공실이 연면적 243㎡로 소방 점검과 스프링클러 설치 대상이 아니며, 점검은 주요 시설물인 70동을 대상으로 이뤄졌다고 밝힌 바 있다.

결국 폭발 사고가 발생한 56동은 소방당국의 주요 점검 체계와 방위사업청의 화재안전조사 모두에서 벗어나 있던 셈이다.

방위사업청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제조시설 외에 현재 점검 대상에서 제외된 관련 시설까지 안전점검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폭발 사고와 관련해 경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전경찰청 수사전담팀은 대전지방고용노동청과 함께 전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과 대전 R&D캠퍼스, 서울 본사 등 3곳을 압수수색해 서류와 전자정보 등 5400여 점을 확보했다고 5일 밝혔다.

또 휴대전화 6대도 압수해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사고 당시 작업 절차와 안전관리 체계, 위험물 취급 과정 등을 집중 분석하고 있다.

한편 지난 1일 오전 10시 59분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공장 56동 세척공실에서 폭발 화재가 발생해 작업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추천기사

실시간 랭킹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