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팀이 '관저 이전 예산 전용 의혹'과 관련해 기획예산처(옛 기획재정부)와 당시 예산실 관계자들에 대한 강제 수사에 나섰다.
김지미 특검보는 8일 브리핑에서 "관저 이전 시 예산 불법 전용 혐의와 관련 기재부의 공모 관계 등을 확인하기 위해 기획예산처 및 전 기재부 예산실장,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 4명의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중"이라고 밝혔다.
특검팀은 2022년 대통령 관저 이전 공사 당시 무자격 업체인 21그램에 공사비를 지급하기 위해 행정안전부 예산 28억원 상당이 불법 전용됐다는 의혹을 수사 중이다. 이와 관련해 특검에 구속된 윤재순 당시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 행안부 측에 '기재부 정리 완료'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확인됐다.
특검팀은 이런 정황을 토대로 예산 편성과 집행을 관리·감독하는 기재부가 예산 전용에 가담하거나 묵인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에 착수한 것으로 파악됐다.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기재부 예산실 관계자들을 차례로 소환해 예산 전용 인지 여부와 결정 경위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특검팀은 지난 6일 '계엄 정당화 메시지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지난 2월 종합특검 출범 후 첫 조사였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이 경찰 출신의 특별수사관 신문을 거부하면서 오전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이후 특검팀과 변호인 간 협의를 통해 권영빈 특검보 배석 아래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2시간가량 조사가 진행됐다. 윤 전 대통령은 이후 40~50분간 조서를 열람한 뒤 오후 4시 30분쯤 조사실을 나섰다.
이와 관련해 권 특검보는 "윤 전 대통령이 '검사가 조사해야 한다'며 이의 제기를 하면서 오전 조사가 순탄히 진행되지 못했다"며 "오후부터는 특검보가 배석하는 방식으로 조사가 진행됐고, 약 2시간 동안 조사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조사에서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나는 지금도 비상계엄은 적법하다고 생각한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엄이 적법한 만큼 선포 이유와 배경을 외국에 알리라는 지시도 위법하지 않고 직권남용죄도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조사 과정에서 특검팀과 윤 전 대통령 간 고성이 오갔다는 보도에 대해 권 특검보는 "상호 간 고성은 없었다"며 "서로 의견을 제시하는 과정에서 목소리가 약간 컸던 것이 고성이라고 바깥에 알려진 것"이라고 했다.
특검팀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을 추가 조사할 필요는 없다는 입장이다. 오는 13일에는 윤 전 대통령을 군형법상 반란 혐의 피의자로 재차 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이밖에 오는 10일 신원식 전 국가안보실장, 11일 홍장원 전 국정원 1차장, 12일 조태용 전 국정원장에 대한 조사도 각각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