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적국' 멕시코의 韓 환대, 이유 있었다…카잔의 기적

"당신들은 이미 멕시코인!"

한국 축구국가대표팀 손흥민이 6일 2026 북중미월드컵 한국팀의 조별예선 첫경기가 열리는 멕시코 과달라하라 국제공항에 도착해 팬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한국 형제들은 이미 멕시코 사람입니다!"
 
지난 6일(현지 시간) 한국 축구 대표팀 선수단이 과달라하라에 입성하던 날, 500여 명이 몰려들어 '손(손흥민)'과 '꼬레아(한국)'를 목청껏 외치는 등 연일 멕시코 현지인들의 태극 전사 환대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지구 반대편 멕시코 사람들은 조별리그에서 '적'으로 만나는 한국 대표팀에 왜 열광하는 것일까. 해답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 있다. 당시 F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멕시코는 스웨덴에 0-3으로 대패하며 탈락 위기에 몰려 있었다.
 
같은 시간 열린 경기에서 '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한국을 꺾기만 하면 멕시코는 짐을 싸야 하는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한국이 독일을 상대로 투혼을 발휘하며 이른바 '카잔의 기적'을 일으켰다.
 
후반 추가시간 김영권의 극적인 골에 이어 손흥민(LAFC)이 텅 빈 골문을 향해 50m를 질주하며 터뜨린 쐐기 골은 독일호를 침몰시켰다. 한국은 '경우의 수'가 엇갈려 아쉽게 대회를 마감했지만, 이 2-0 완승 덕분에 멕시코는 극적으로 조 2위에 올라 16강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이 멕시코를 탈락의 수렁에서 건져낸 셈이었다.
 
당시 멕시코 전역은 한국을 향한 고마움으로 축제 분위기에 휩싸였다. "한국인 형제여, 당신들은 이미 멕시코인이다"라는 외침은 이때 멕시코 축구 팬들이 한국 대사관으로 몰려가 부르기 시작한 구호다.
 
BTS를 보기 위해 대통령궁 앞에 몰려든 멕시코 현지 팬들. 연합뉴스

여기에 더해 한류의 영향력도 한국팀 인기에 한몫 했다는 분석이다. 지난 5월 멕시코시티 콘서트를 앞두고 대통령궁을 찾은 방탄소년단(BTS)을 보기 위해 소칼로 광장에 수만 명의 인파가 운집했을 정도로 멕시코의 한류 열기는 뜨겁다. 또 손흥민, 이강인, 김민재 등 한국팀 '스타 선수'들의 인지도 역시 현지인들에게는 매력적 요인이다.
 
한편 한국은 멕시코와의 역대 남자 성인 대표팀 맞대결 전적에서 4승 3무 8패를 기록 중이다. 월드컵 무대에서 맞붙은 두 차례(1998년 프랑스 대회 1-3 패, 2018년 러시아 대회 1-2 패) 모두 멕시코에 무릎을 꿇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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