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선거론' 장악한 개표소 집회…청년 줄고 중장년층 늘어

구호 "부정선거 재선거"·"당일투표 수개표"
'재선거 요구' 2030 빠지면서 중장년층 비율 증가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 부정선거론을 내세운 대자보와 팻말 등이 붙어 있다. 송선교 기자

9일 투표용지 부족 사태로 촉발된 잠실 개표소 앞 집회에 '부정선거론'이 다시 주요 메시지로 부상했다. 오전 한때 시위대가 100명 아래로 떨어지는 등 인파가 전날에 비해 줄었다가 오후부터 다시 참가자들이 모이고 있다.
 
개표소가 설치됐던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하는 집회가 닷새째 이어지고 있다. 햇빛이 강하게 내린 이날 오후 1시쯤 사람들은 그늘이 없는 경기장 출입구 바로 앞을 비우고 나무가 우거진 한쪽에 모였다. 양산을 쓰고 햇볕 아래 선 참가자도 수십 명 있었다.
 
수백 명의 시위대는 "부정선거 재선거", "당일투표 수개표"라는 두 가지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부정선거를 막기 위해 사전투표가 아닌 본투표 당일에 투표하고, 전산 개표가 아닌 사람 손으로 직접 개표하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부정선거론자들의 대표적인 주장이 구호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 중 50여 명은 나무 아래 돗자리를 깔고 태극기와 성조기 등을 흔들었다.
 
'부정선거 재선거', '이재명 탄핵', '스탑 더 스틸(Stop the Steal)' 등이 적힌 팻말도 곳곳에서 목격됐다. 집회 인파 뒤편으로는 커피와 간식을 무료로 나눠주는 '커피차'가 오기도 했다. 20여 명의 사람들은 줄을 서서 무료 커피를 받기 위해 기다렸다.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는 부정선거론을 내세우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송선교 기자

다만, 이날 오전에는 비교적 한산한 모습이었다. 오전 10시쯤에는 시위대가 100명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전날 동시간대에는 수백 명의 시위대가 있었던 모습과는 다른 상황이었다. 사람들을 비켜 다녀야 했던 전날 분위기와 달리 현재는 비교적 여유롭게 현장을 걸어다니는 일에 큰 불편이 없다. 현장 인파 이동 통제를 위해 자원봉사를 하는 인원도 줄었다.
 
부정선거론이 주요 메시지로 자리 잡고 집회 분위기가 다시금 격앙되면서 '재선거 요구'에만 초점을 맞추고 집회에 나오던 사람들이 발걸음을 돌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2030 세대가 빠지면서 이날 중장년층 이상 비율이 눈에 띄게 늘었다.
 
전날에는 '재선거 요구'에만 초점을 맞추자는 사람이 있으면 "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소속이냐", "프락치(끄나풀) 아니냐"고 시위대가 에워싸며 몰아가는 모습도 자주 연출됐다. 대진연 소속으로 몰린 한 참가자는 "나 진짜 프락치 아니다"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9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 앞에는 부정선거론을 내세우며 투표용지 부족 사태에 반발하는 집회가 이어지고 있다. 송선교 기자

개표소 앞 집회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있었던 잠실7동 제2투표소 투표함의 개표 장소를 봉쇄하자는 취지로 지난 5일부터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집회 초반 부정선거론이 분출했다가 주말 사이 2030 세대를 주축으로 '참정권 침해'에 초점을 맞추고 부정선거론이나 정치적 언행을 하지 말자는 주장이 대세가 되면서 3만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리기도 했다. 구호도 "재선거" 하나로 통일됐다. 그러다 지난 7일부터 다시 부정선거론자들의 목소리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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