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톱 세운 매파가 7월에 날아오르면 영끌족에게 벌어질 일들

한국은행, 다음달 금리 인상 예고에 영끌 -빚투족 '패닉'
시중은행들, 발빠르게 대응…주담대 상단 7% 넘어서
"내 집 마련해서 좋았는데"…"가족 돈으로 투자했는데"
1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 1993조원 '역대 최대' 기록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통화정책방향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한국은행이 통화긴축 기조 전환을 예고한 가운데 은행권 대출 금리도 빠르게 오르고 있다. 8차례 묶여 있던 기준금리가 다음달 1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인상이 전격 결정된다면 '영끌족'과 '빚투족' 리스크에 비상등이 켜질 전망이다.

한은 "금리 인상 나설 여건 충분"

지난달에 이어 지난 1일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의 메시지는 명확했다. 그는 2026 BOK(한국은행) 컨퍼런스에서 "유가 상승에도 강력한 반도체 수출이 성장률을 끌어올리고 있어 통화 정책과 관련한 딜레마를 제거해주었다"고 말했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여건이 충분히 형성돼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한은은 8차례 기준금리를 '동결'해 왔다. 하지만 물가 부담에 환율이 지속적으로 1500원을 상회하면서 금리 인상 우려가 커졌다.

소비자물가지수가 시장 예상치를 상회한 것도 한 몫을 했다. 신 총재는 5월 소비자물가지수가 발표되기 직전 생활물가를 주시하고 있으며 이번 물가지표가 시선을 끌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 5월 국내 물가는 전년 대비 3.1% 상승하며 2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im증권 김명실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본질적으로 일시적 공급 충격보다 수요 기반 물가 압력과 서비스 인플레이션을 더 중시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한은 입장에서는 금리인상의 강력한 명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국은행이 가리키는 '금리인상'으로 '돌진'하는 은행들

한국은행의 모든 메시지가  '금리 인상'이라는 한 방향을 가리키면서 은행들도 금리 인상 쪽으로 한 발 앞서 움직였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시중은행의 5일 기준 혼합형(고정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연 4.39~7.33%로 집계됐다.

5대 은행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단이 7.3%를 넘어선 것은 2022년 10월 이후 약 3년 8개월 만이다.

KB국민은행은 'KB스타아파트담보대출 Ⅰ·Ⅱ' 가운데 신잔액 코픽스(COFIX) 6개월물에 연동되는 변동형 상품의 우대금리를 0.2%포인트 깎으면서 두 상품 금리는 각각 연 3.82~4.32%, 3.72~5.12%로 올랐다.

우리은행 역시 지난 4일 대표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우리아파트론'의 3% 대 최저금리가 모두 소진되면서 금리 하단을 연 3.67%에서 연 4.37%로 0.70%포인트p 인상했다.

주담대 금리 상승에는 은행채 5년물 금리 인상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은행권 주담대 금리 산정 기준이 되는 5년 만기 AAA 등급 은행채 금리는 지난해 말 3.499%였지만 최근에는 4%를 넘어섰다. 한 달 전인 지난달 8일 4.019%에 이어 지난 8일엔 4.473%까지 상승했다.
 

가계빚 2천조 '턱밑'…"월급 절반 이자 내는데"


내 집 마련, 증시 투자 열풍 속에 마이너스통장을 중심으로 한 신용대출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장의 예상대로 금리가 인상될 경우 이자 부담은 극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지난해 말 대비 14조원이 증가한 1993조1천억원으로 집계돼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가계빚이 사상 처음 2천조원을 돌파할 거라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만일 다음달 기준금리 인상이 본격화해 주담대 금리 상단이 8%를 넘어가면 기존 대출자와 신규 대출자까지 이자 부담이 한계에 다다를 거라는 전망이다.

10억을 대출받아 서울의 한 재건축 단지 아파트를 구매한 직장인 A씨는 현재 월급의 절반을 이자를 갚는 데 쓰고 있다. 그는 최근 금리 인상 소식에 잠이 오질 않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집을 살 때만 해도 좋았는데 이자 부담이 엄청나다"며 "아이들 학원비는 차마 줄일 수 없어서 외식이나 생필품, 옷 구매를 확 줄이는 식으로 돈을 아끼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이 진행되고 있어서 집값은 올랐지만 매달 나가는 이자에 다른 투자는 꿈도 못 꾼다. 그는 "주변 동료들이 주식으로 1억 넘게 벌었는데 주식을 할 돈이 없다 보니 포모가 두 배로 온다"고 하소연했다.

'빚투'에 나선 개미들도 잠 못 이루기는 마찬가지다. 지난 5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7조8384억 원으로, 지난 5월 29일 기록한 역대 최대치 38조227억 원에 근접했다.  
 
가족에게 돈을 빌려 주식 투자를 하고 있다는 직장인 B씨도 "신용대출로 투자를 하다가 투자 금액이 아쉬워서 가족에게 빌려서 '올인'중"이라며 "현재 마이너스지만 버티다 보면 투자금액이 큰 만큼 수익도 클 거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은 '상수'…그렇다면 문제는 '얼마나'?

이런 가운데 원/달러 환율이 1560원대까지 상승한 점도 한국은행이 다음달 '빅스텝(50bp 인상)'을 단행할 요인으로 지목된다.

정부의 구두개입에도 지난 5일 원/달러 환율은 1550원에 근접했으며 주말 역외시장에서는 1560원을 상회했다.

한국투자증권 최지욱 연구원은 "환율이 1600원 내외까지 접근할 경우 과도한 쏠림 방지 및 물가에 미치는 파급효과 방지 차원에서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을 열어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외환당국이 주도하는 환율 정책이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경우 선제적 빅스텝 가능성도 열어두어야 한다는 분석이다.

그는 "한국은행 모형 분석 결과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 10% 상승 시 소비자물가는 1년에 걸쳐 약 0.2~0.3% 상승하는 효과가 있었다"며 "고환율이 상당기간 유지될 경우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효과 또한 큰 폭으로 증가해 장기 인플레이션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 전, 금융당국은 환율잡기에 나서며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8일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이 "일부 투기적 외환거래가 변동성을 증대시킨 것으로 판단한다"며 구두 경고에 나선 데 이어 9일에는 금융감독원이 시중은행, 외은지점의 외화, 자금 담당 임원을 이틀째 만나 시장 교란 행위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강화를 당부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최근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 및 원화 약세를 이용한 투기적 거래 또는 시장 교란 행위가 있는지 등을 한국은행과의 공동검사를 통해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조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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