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달코미 양배추 8만개 불법투기…제주 지역농협 적발

제주도 자치경찰단, 폐기물관리법 위반 수사…과태료 300만 원 처분도

지난달 초 불법 투기된 달코미 양배추. 고상현 기자

제주의 한 지역농협에서 농가들과 계약 재배한 '달코미 양배추'. 해당 지역농협이 비상품 양배추 수만 개를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고 무단으로 버려 제주도 자치경찰단이 수사하고 있다.
 
10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제주도 자치경찰단은 폐기물관리법 위반 혐의로 도내 한 지역농협과 책임간부 A씨를 입건했다.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고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한다.
 
제주시도 해당 지역농협에 대해 폐기물 배출 미신고로 과태료 300만 원을 처분했다.
 
해당 지역농협은 A씨의 지시로 지난달 초 도내 한 농지에 상품으로 판매되지 못하고 남은 비상품 달코미 양배추 8만여 개를 무단으로 투기한 혐의다. 불법 폐기물량만 40톤 상당이다.
 
수사 결과 농협 저온저장고에 보관된 비상품 양배추가 썩어가자 이같이 처리했다.
 
폐기물을 적정하게 처리해 자연과 생활환경을 지키기 위한 폐기물관리법 취지상 사업장폐기물을 처리할 때 지정된 장소나 허가받은 업체에 위탁 처리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취재진이 불법 매립 현장을 찾았을 때 농지 5천㎡에 양배추들이 파묻혀 있거나 로터리(트랙터 등으로 곱게 부수는 작업) 쳐져있었다. 파리가 들끓고 썩은 내가 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지역 농민은 "양배추는 썩으면 물이 많이 생겨서 비료로 잘 쓰지 않는다. 농협에서 왜 막대한 물량의 양배추를 이런 식으로 폐기 처리했는지 모르겠다"고 의아해했다.
 
지난달 초 불법 투기된 양배추. 독자 제공

해당 농협은 지난해 87개 농가와 13만 평 규모로 달코미 양배추를 계약 재배했다.
 
올겨울 가뭄으로 올해 2월까지는 양배추 수확이 저조하다 3월 초 비가 많이 오면서 지역농협이 사들인 물량이 갑자기 많아졌다. 3월에만 전체 수매 물량의 50% 가량이 들어온 것이다.
 
보통 지역농협이 계약 재배한 양배추를 사들일 때 상품과 비상품을 구분한다. 상품은 800g~1300g이고 그 외는 비상품이다. 하지만 3월 수매 물량이 많아 구분을 제대로 못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전체 사들인 달코미 양배추 110만여 개 중 20만여 개가 비상품이었다. 비상품 양배추 20만여 개는 일부 파쇄하거나 목장 소 먹이로 줬으나 나머지 8만여 개는 불법 폐기했다.
 
해당 농협 관계자는 "썩어가던 비상품 양배추를 어떻게든 처리했어야 했다. 비료로 쓰겠다고 한 농민이 있어서 밭에 갖다 줘서 매립했는데 법률 위반이 될지는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최근 지역농협이 양배추 상품은 개당 800원, 비상품은 개당 100원~300원의 가격을 책정해 계약 농가에 지급했다. 하지만 가격 책정을 두고 농가들에서 "불합리하다"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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