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범죄가 증가추세는 아니나 저연령화는 뚜렷하다. 흉포화는 단정할 수 없다."
법무부가 소년의 비행 초기 단계부터 개입해 재범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촉법소년 등 소년재범률 감소 추진전략'을 9일 발표했다. 소년범죄의 저연령화 추세가 확인된 만큼 조기 개입 전략을 적극적으로 실행하겠다는 취지다.
법무부에 따르면 소년 보호관찰을 받는 촉법소년(만 10~13세) 수는 접수사건 기준 2020년 703건에서 2024년 1535건으로 지난 5년간 2.2배 증가했다. 소년범죄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연령도 5년 전엔 18세부터 17세, 16세, 15세, 14세 순이었지만, 최근엔 16세, 15세, 14세, 17세, 18세 순으로 바뀌었다.
법무부는 소년범죄예방팀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소년범죄가 일부 증가했지만 인구감소 등 영향으로 증가추세로 전환했다고 보긴 어렵다"며 "성폭력범죄가 늘었지만 이를 흉포화로 단정하긴 어렵다. 다만 저연령화에 대해선 대부분의 통계에서 명백히 드러난다"고 밝혔다.
법무부 실태분석에 따르면 촉법소년 보호관찰 대상자의 상당수가 흡연(48.3%)·음주(53.4%)를 경험했고 학업 이탈 위험이 높은 상태였다. 특히 정신질환(29.9%)이나 가정폭력(12.7%), 가출(34.4%), 학교폭력 가해 경험(64.6%)등의 비율이 범죄소년(14세~18세)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신체·정신적 상황과 사회·환경적 배경이 14세 이상 청소년에 비해 훨씬 좋지 않은 아이들이 범죄로 내몰려 '촉법소년'이 되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 10년간 경찰에 입건된 촉법소년 수는 3.2배 늘었고, 소년범죄자 중 초범 비율은 2015년 45%에서 2024년 72%로 증가했다. 초기 비행 단계 소년의 범죄 유입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다. 성인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률은 수년간에 걸쳐 4%대로 낮아졌음에도, 소년 보호관찰 대상자의 재범률은 성인의 3배인 12~13%대로 고착화되고 있다.
법무부는 소년 전담기관 부족으로 소년범에 대한 전문적인 처우를 하지 못했고 정책결정기구도 없었던 점, 만성적인 인력부족 상황 등 세 가지 구조적 한계가 선제 대응을 가로막음으로소년범 문제를 심화시켰다고 짚었다.
이에 우선 과제로 소년비행정책 전담 조직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현재 소년비행예방 정책은 법무부 내 한시조직인 소년범죄예방팀에서 맡고 있다. 기존 범죄예방정책국을 본부로 승격하고, 소년정책단 신설을 추진해 소년정책을 전문화하는 것이 목표다.
또 성인 범죄자와 혼용돼 있던 보호관찰 현장을 분리하기 위한 소년전담기관을 신설할 계획이다. 전국 가정법원 소재지 18곳을 중심으로 기존 청소년비행예방센터가 소년전담기관으로 개편된다.
현재 서울·광주·안산에서 시범 운영 중인 '소년사법 통합기관'(가칭)은 성인과 소년을 분리한 상태에서 소년을 지역 내 경찰(SPO)·검찰·법원(소년부)·의료·복지기관·학교·가정·민간 등 다기관에 연계하는 협력체계를 실험하고 있다.
한편 법무부는 비행이 주로 야간시간대에 이뤄지는 특성에 착안해 스마트워치 형태의 감독장치로 소년의 비행을 예방하고, 장기적으로는 AI를 활용한 소년범죄 종합분석시스템 개발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그간 소년범죄에 대한 관심에 비해 정책추진을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측면이 있었다"며 "소년범죄를 제대로 예방할 수 있는 전문적인 체계를 마련하고 소년의 복합적인 비행요인을 해소할 수 있는 K-소년범죄예방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