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의 거리두기로 생환한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당내 입지를 한층 넓히며 보수 진영 재편의 중심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최대 승부처를 수성하고 '명픽' 후보를 누른 두 사람의 존재감이 커지면서, 당 안팎에선 두 사람이 장동혁 체제 이후 보수 재건 논의를 주도할 핵심 인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기 원내대표 선거 결과는, 장 대표 퇴진을 주장해온 이들이 지향하는 당의 변화 폭과 시기를 가늠할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생환으로 체급 인증한 오세훈·한동훈
10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당 안팎에선 여당 후보의 낙승이 유력했던 '험지'에서 신승한 오 시장과 한 의원을 바라보는 시선이 묘하게 달라졌다.개별 평가를 떠나, 당내 영향력과 정치적 존재감을 다시 입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차기 대선을 생각하면 "이번 선거는 국민의힘에 더 '남는 장사'"(야권 관계자)란 말까지 나온다.
오 시장과 한 의원은 선거 국면 내내 ①실질적 '절윤(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 장 대표와 대립했고 ②지역 이슈를 넘어 이재명 대통령을 직격했으며 ③'보수 재건'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자초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 대응 과정에서도 자극적인 주장은 자제하면서 현실적인 대책을 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오 시장은 당선 확정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재선거 입장을 묻는 질문에 "선거 절차상 하자가 당락을 바꿀 만한 중대한 위법이 아니라면" 법적으로 불가하다며 선을 그었다. 한 의원 역시 선관위에 대한 외부 감사를 법제화하겠다며 '시스템 개혁'에 무게를 뒀다.
즉, 장 대표가 부르짖는 '전면 재선거'엔 동의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장동혁 퇴진'에도 한 목소리
당이 쇄신하려면 장 대표가 우선 물러나야 한다고 보는 입장도 같다.
오세훈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이었던 초선 김재섭 의원은 전날 당내 소장파 모임 '대안과 미래'가 주최한 지선 평가 토론회에서 장 대표가 진두지휘한 이번 선거는 "두 글자로 '참패'"라고 평했다.
또 "선거기간 내내 장 대표와 오 시장의 투샷이 안 보이게 하는 게 처음 설정한 선거 전략이었다"며, 오 시장의 예외적 승리에 대해 "윤석열 세력과의 결별, 나아가서 중도 지향적 보수로서의 재건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같은 자리에 참여한 친한계 우재준 의원(초선·대구 북구갑)도 추경호 대구시장 당선인이 민주당 김부겸 후보와의 대진에서 고전한 점을 들어 "(당의 텃밭인) 대구라는 특성을 고려했을 때 '패배'라는 전제 아래 많은 진단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오 시장은 한 의원의 '복당'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견지해 왔다.
원대 선거 쟁점도 '張 사퇴· 韓 복당'
김도읍·정점식·성일종 의원 중 누가 새 원내대표로 선출될지에 관심이 쏠린 것도 이 때문이다.최대 쟁점은 장 대표 사퇴와 한 의원 복당. 최근까지 정책위의장이었던 정 의원은 당권파가 지지하고, 김 의원은 친한계 등이 미는 것으로 알려졌다. 성 의원은 당 의원들에게 친전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당내에선 일단 정 의원의 당선 여부가 당의 노선을 가를 것으로 본다. 그는 장 대표 퇴진론에 가장 방어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 복당 문제도, 제명 근거가 된 '당원게시판 사태' 관련 당사자 소명이 필요한 입장이라고 한다.
다만, 전날 초·재선 의원 주최 토론회에선 후보들 의견이 크게 갈리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재선 간사인 엄태영 의원은 "급진적으로 상황을 바꾸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전했다. 생각보다는 변별력이 크지 않을 수 있단 얘기다.
한 당 관계자는 "세 후보 다 오세훈과 한동훈이 보수의 자산이라는 데엔 이견이 없을 것"이라며 "오 시장과 한 의원도, 시간을 갖고 자신들의 정치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