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가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이 가계 소비와 소상공인 매출을 늘리면서 국내총생산(GDP)을 약 0.12% 높인 것으로 추산됐다. 정책 시행 초기에 효과가 집중됐고, 비수도권과 저소득층에서 상대적으로 컸던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0일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경제적 효과 평가'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신용카드로 지급된 소비쿠폰으로 전국 모든 사용처에서 2조8천억원의 추가 매출이 발생했고, 이는 2025년 GDP를 약 0.12% 높인 것으로 분석했다.
소비쿠폰이 지급된 6개 사 신용카드의 매출액 빅데이터를 구축해 소비쿠폰의 매출 증대 효과를 분석한 결과 소비쿠폰 사용처 1곳당 월평균 매출액은 비(非) 사용처보다 2.91% 더 늘어났다.
지역별로는 비수도권과 인구감소지역 사용처의 매출이 각각 6.37%, 5.51% 증가해 수도권(-0.04%)보다 효과가 더 컸다.
하정석 한은 조사국 과장은 "비수도권과 농어촌 인구감소지역에서 소비쿠폰 지급액이 더 많았고, 수도권은 소비쿠폰 비사용처의 매출도 상대적으로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사용처와 비사용처 간에 매출 차이가 작았다"고 설명했다.
매출 증대 효과는 정책 시행 초기인 7~8월에 집중적으로 나타났고, 지급 금액이 더 컸던 1차 지급 이후에는 약 2개월, 2차 지급 이후에는 1개월간 효과가 지속됐다.
업종별로는 의류·식료품·안경점 등 잡화점(8.32%)과 대중음식점(5.84%), 여가·레저 업종(5.39%)의 매출액 증대 효과가 컸다. 소비쿠폰이 영세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의 매출 개선에 일부 기여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학원과 병·의원 등 일부 업종에서는 사용처 매출이 비사용처보다 줄어 업종별 편차를 보였다.
가계 소비 진작 효과도 확인됐다. 소비쿠폰의 가계 소비 진작 효과를 평가하기 위해 설문을 진행한 결과, 한계소비성향(MPC)은 0.20으로 추정됐다. 소비쿠폰 10만원을 지급받은 가계가 평균 2만원의 신규 소비를 늘렸다는 의미다.
소득수준별로는 저소득층일수록 소비 진작 효과가 컸다. 소득 하위 20%의 MPC는 0.25로, 상위 20%(0.17)보다 높았다.
한은은 사용처의 매출 증대와 가계 소비 진작 효과를 모두 고려했을 때 지난해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 제고 효과는 약 0.12%(0.07~0.15%)인 것으로 추정했다.
하 과장은 "소비쿠폰으로 늘어난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실제 소비와 사용처 매출 증대로 이어져 경제성장률을 높이는 정책 경로가 유효하게 작동했다"며 "향후 유사한 정책을 시행할 때 정책 시점과 차등 지원 방식, 사용처 등을 정밀하게 설계하면 경제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