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원 1/3 줄이고 기능은 분산…'권력기관' 방첩사 49년만에 해체

방첩사 → 소장급 기구로 축소되고 방첩정보 등으로 임무 국한
수사는 조사본부, 보안은 신설기구로 이관…세평수집 등은 폐지
3천여명 중 1천여명 원복 조치…간부 기준으로는 규모 줄어들 듯
직무수행법 제정 등으로 민주적 통제 강화…준법감찰위 등 설치
7월 말 개편 완료 목표…文 정부 해편안보다 고강도 평가

연합뉴스

12·3 비상계엄에서 핵심 역할을 수행한 국군방첩사령부가 인원(정원 기준)의 1/3이 감축되고 수사와 보안 같은 주요 기능이 타 기관으로 이관되는 등 대대적으로 개혁된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10일 브리핑을 갖고 이 같은 내용의 '방첩사 해체 및 기능 개편(안)'을 발표했다.
 
안 장관은 "과거 5·16 군사정변, 12·12 쿠데타, 5·17 계엄확대 및 5·18 광주학살 등 현대사의 어두운 순간마다 우리 군의 방첩조직은 본연의 임무를 망각한 채 권력의 도구로 전락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방첩사는 신설되는 '국방방첩본부(소장급 예상)'로 축소돼 방첩·방산 관련 정보활동과 방산·사이버보안 등의 업무만 수행하게 된다.
 
방첩과 더불어 방첩사의 핵심 기능인 안보수사와, 계엄시 합동수사권은 국방부조사본부로 이관된다.
 
보안 기능의 경우 신설되는 '국방보안지원단'으로 이관하되 군단급 이상의 중앙보안감사 및 보안사고 조사 등을 담당하게 한다. 
 
권력기관화 수단으로 변질된 동향조사·인사첩보·세평수집과, 정보기관의 고유 업무가 아닌 불법·비리 정보수집 등 권력형 임무·기능은 폐지된다.
 
이로써 방첩사 전체 정원 3천여명 가운데 절반인 1500여명은 존속기관 격인 국방방첩본부에 남게 되고, 국방부조사본부와 국방보안지원단(신설)으로 각각 200여명이 소속을 옮기게 된다.
 
나머지 1천여명(현 정원의 1/3)은 원래 소속부대로 복귀하게 되며, 12·3 비상계엄 연루 사실이 확인돼 아예 군을 떠나야 하는 경우까지 감안하면 최종 인원 규모는 유동적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인력 배치는 편제상의 정원 기준이기 때문에 실제 감축 인원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이 가운데 상당수는 현역병이라는 점에서 간부(직업군인) 기준으로는 감축 규모가 1/3보다는 다소 작을 전망이다. 
 
경기도 과천 소재 국군방첩사령부. 연합뉴스

국방방첩본부에 대한 민주적 통제 강화 방안으로는 현행 외부 공무원에 의한 내부 감찰을 유지한 가운데 국방부 본부 내 전담조직 신설,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준법감찰위원회 설치, 국회 정기 보고 등이 마련됐다.
 
아울러 방첩 활동의 범위와 불법 활동에 대한 처벌 규정을 명시한 '군 방첩부대원의 직무수행법'(가칭) 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다만 국방방첩본부는 현 방첩사령부령과 마찬가지로 대통령령으로 제정된다. 
 
국방부는 또, 과감한 인적 쇄신을 통해 방첩사의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조직 문화도 개선하기로 했다. 
 
12·3 관련자와 각종 비위자를 퇴출하고, 방첩 특기 외에 사이버보안이나 방산 분야에는 전문인력을 선발하기로 했다. 현 방첩사 내 방첩 특기 인원은 90%를 상회하고 있다.
 
한편 국방부는 방첩사가 세평수집이나 동향조사 등 과거의 그릇된 업무 관행을 통해 수집한 광범위한 존안자료 등의 폐기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아직 미정"이라고 밝혔다. 
 
국방부는 이번 개편안을 바탕으로 창설 준비를 진행해 부대령 제·개정이 완료되는 7월 말이나 8월 초 국방방첩본부 창설을 완료할 계획이다.
 
이로써 방첩사는 1950년 특무부대로 시작해 각군 보안사령부를 거쳐 1977년 국군보안사령부로 통합된 이후 49년 만에 대대적 수술을 거쳐 영욕의 세월을 마감하게 됐다.

이번 개편안은 2018년 문재인 정부 때 기무사령부를 안보지원사령부로 해편한 것과 비교해 인력 감축 규모는 비슷하지만, 기능 분산 및 이관 등을 감안할 때 강도가 더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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