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한 서울 송파구 잠실 투표소에서 현장 검증을 진행해 증거물을 확보하고자 했지만 불발됐다.
서울동부지법 민사51단독 김지연 부장판사는 10일 증거보전을 위해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였던 우성아파트 경로당을 찾아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김 판사는 이날 오후 3시 3분쯤 경로당 앞에 도착해 3시 7분쯤 투표 장소로 쓰였던 '할아버지방'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김 부장판사는 약 20분 만에 현장검증을 마쳤다. 현장이 완전히 정리돼 있었으며, 증거 보전 대상이었던 투표용지 보관상자 등은 이미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날 현장검증에는 김 판사와 동부지법 직원들. 송파구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 증거보전 신청인인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이 동행했다.
김 최고위원은 현장검증이 끝난 뒤 "(증거물을) 이미 다 치워서 확인을 못 했다"며 "선관위에서도 증거물들이 어디에 가 있는지를 모르는 상태인데,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개표소에 대한 증거보전 신청도 예고했다. 그는 "(투표소에서) 확보하고자 했던 증거가 없기 때문에, 개표소에 있는 투표함에 대해 증거보전을 추가로 신청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된다"며 "현재 나타나는 음모론과 의혹들은 모두 객관적 사실 확인을 통해서만 없앨 수 있기 때문에 (개표소) 현장검증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해당 투표용지 보관상자를 이미 폐기했다고 밝혔다. 애초 법적으로 보관해야 할 의무가 없는 선거 물품으로, 통상적인 절차에 따라 폐기했다는 것이다.
서울시선관위는 "투표용지 보관상자는 투표마감 후 선관위에서 회수해 법적으로 보관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며 "투표용지 보관상자는 구선관위가 선거일 전일까지 동에 투표용지를 송부할 때 이를 담은 상자이고, 통상적으로 투표마감 후 투표소를 정리할 때 자체 폐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증거 보전 대상이 된) 투표용지 보관상자의 경우, 잠실7동 주민센터에서 상자를 회수해 보관하다가 지난 9일 송파구선관위로 소형기표대 등 회수물품과 함께 반납한 사실이 확인됐다"며 "송파구선관위는 지난 9일 회수한 소형기표대 등을 폐기업체에게 인계할 예정이었던 바, 해당 일자에 방문한 업체에게 폐기물품을 전달할 때 투표용지 보관상자 또한 함께 인계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8일 김정철 서울시장선거 후보자가 신청한 증거보전 대상을 송파구선관위가 사전에 인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상자를 보존해야 한다는 판단을 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던 것으로 확인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선관위 관계자는 "전날(9일) 낮 12시쯤 폐기업체에 상자를 넘겼다"며 "김 최고위원의 증거보존신청 통보는 오후 5시 40분쯤 팩스로 받았다"고 전했다.
이날 법원의 현장검증은 투표용지 보관상자 등에 대한 증거보전의 절차로 이뤄졌다. 법원은 전날 김 최고위원이 신청한 증거보전 신청을 일부 인용했다. 보전 대상은 투표용지 보관상자와 투표소 내부를 촬영한 폐쇄회로(CC)TV 영상 등 4건이다. 다만 투표소에서 사용된 본투표용지와 잠실 지역 개표소인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으로 이송된 투표함에 대한 증거보전 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